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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22. 2016

의리라는 것


금요일 업무를 마치고 조촐하게 회식을 했다. 술잔이 몇 번 오고 갔을 때 누군가의 입에서 '의리'라는 단어가 나왔다. 저마다 의리가 무엇인지 열변을 토했다.


술자리에 끝까지 남는 것이 의리다.
경조사를 챙기는 것이 의리다.
약속을 어기지 않는 것이 의리다.
성과를 나누는 것이 의리다.


내가 생각할 때의 의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람의 편에 서주는 것이다. 혹시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그 길을 함께 걸어주는 것이 의리다. 실리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의리가 아니다. 




1. 믿지 말아야 할 사람

내 경험상 의리를 강요하는 사람 치고 의리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남에게 의리를 강요하면서  결정적인 순간 뒤통수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고로 '남자', '의리', '사나이' 이런 단어를 강조하는 사람은 별로 미덥지 못하다. 남에게만 의리를 강요하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친구끼리 100만 원도 못 빌려주냐?
  

돈 빌릴 때 의리 내세우는 사람 절대 빌려주지 말자! 이런 사람은 돌려달라고 하면 의리 없다고 한다. 안 빌려줘도 의리 없다고 한다. 친구한테 난감한 부탁을 거리낌 없이 하는 이런 사람은 절교하는 것이 좋다.    


2. 의리가 필요한 상대

진정한 의리는 가족이나 친구 정도면 충분하다. 그 외에 관계에서 의리를 강요하거나 내세우지 말았으면 좋겠다. 특히 직장에서 내세우는 의리는 정말 별 볼일 없다. 평가, 승진, 퇴직 앞에서 사라질 의리 따위는 필요 없다. 직장에서는 좋을 때는 의리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그게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회사 동료가 중요해도 내 가족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으니깐.. 괜히 의리 있는 척하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살자. 상처 줄 필요도, 상처받을 필요도 없다. 회사에서 의리 지킨다고 가족들과의 의리를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3. 남녀 간에 의리

아내는 남녀 사이에도 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 말에 매우 동의한다. 남녀 사이, 특히 부부 사이에도 의리가 필요하다. 별 것 없다. 그냥 묵묵히 곁을 지키고 그 사람 편의 되어 주는 것이다. 바람을 피거나 홀대하는 것은 의리 없는 행동이다. 미우나 고우나 내 사람을 사랑해주는 것도 의리다. 


난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당신 편이야.


아내와 연애할 때 나의 이 한마디가 자기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항상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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