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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l 04. 2016

누구나 이중적인 면이 있다


서른 살이 넘어서야 나의 성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아직 많은 부분이 헷갈린다. 7:3 정도로 외향적인 부분이 크다. 하지만 남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 남들은 순간적인 부분, 단편적인 면만 본다. 그래서 남들의 평가와 달리 내가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고교시절과 학창 시절의 나는 지극히 외향적이었다.


사람들과 두루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외향적인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에는 스포츠(농구, 축구)와 술만 한 게  없다. 고등학생 때는 틈만 나면 농구장에 살았고, 대학생 때는 낮에는 농구장, 밤에는 술집을 전전했다. 외향적인 사람들과는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내향적인 사람과도 친해지고 싶었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기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보다 친해지기 힘들다. 반드시 각개격파(?)가 필요하다. 이들은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나서거나 말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둘이 있을 때 속마음을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취미가 독서, 게임, 음악, 프라모델 등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즐기기에 공감대 형성을 위해 기본적인 지식과 관심이 필요했다. 친해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친해지면 오래가는 사람들이 많다. 외향적인 사람보다 인맥의 폭이 좁고 깊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점도 많았다.   




20대까지는 내가 외향적인 모습만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외향적인 성향이 좋다는 사회 분위기와 적극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교육 등이 스스로를 그렇게 믿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나는 지치고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마다 이런 모습이 잘못된 것인 마냥 죄책감이 들었고, 어서 극복하고 활발한 모습을 되찾으려 애썼다.


지나고 보니 이런 모습이 나쁜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외향, 내향 이중적인 성향이 있고 두 가지 다 나의 모습이므로 받아들이면 된다.


내향적인 성격이 뭐 어때서?


이들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앞에서 강하게 주장하면 반박하거나 부딪치려고 하지 않는다. 생각이 깊고, 행동이 앞서는 외향적인 사람보다 신중하고 완벽주의자가 많다. 집중력과 책임감이 강하고 연구개발, 예술, 글쓰기, 개인 스포츠 등의 종목에서 두각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특이한 것을 나쁘게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다. 다르면 따돌리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다. 그것은 획일화를 불러온다. 그것도 일종의 하향평준화라 생각한다. 특이한 재능을 눌러서 비슷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통화나 대화를 어려워하는 친구와 밤새 MSN 메신저나 문자를 통해서 친해졌던 적이 있다. 회의시간에 발언을 꺼려하는 직원에게 문자로 의사를 물어보고 반영한 적도 있다. 브런치에 활동하시는 작가님들 중에도 분명 내향적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직장에서도 나서서 발언을 자주 하는 직원보다 묵묵히 일하는 직원을 선호한다. 동일한 역량을 가졌다면 후자가 훨씬 더 믿음직하지만 저평가받는다. 그래서 관리자는 내향적인 직원을 더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외향적인 직원은 충분히 스스로 어필을 하기 때문에 성과 이상의 보상을 받는다. 내향적인 직원은 공식석상에서 발언을 아끼지만, 개인적으로 커피 한잔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잘한다. 아이디어나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누구나 외향적, 내향적인 두 가지 모습을 다 가져있고 적시적소에 필요한 모습을 보이면 된다. 자연스럽게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답이지, 억지로 애쓸 필요는 없다. 주변에 내향적인 사람이 있다면 다시 주목해서 살펴보기 바란다. 분명 모르고 있었던 좋은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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