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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Dec 23. 2016

도움이 필요할 때 찾는 곳

브런치에 답이 있을 거란 믿음

지금 도움이 필요한 시기

도움을 청하는 것과 도움을 주는 것 두 가지 다 좋아한다. 딱히 뛰어난 능력이 없어서 아쉬운 소리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았다. 도움을 주고받으면 힘든 일도 해결할 수 있고 관계도 돈독해져서 참 좋았다. 사람 사는 맛을 느끼는 기분이랄까?


매일 글을 쓰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의견도 나누었다. 그게 그렇게 설레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한동안 브런치를 외면했다. 그리고 즐거움과 행복이란 감정이 모두 다 말라붙은 채로 마지막 희망인 브런치로 기어들어왔다.

회사생활>>>>> 가정생활>>> 개인생활


승진시험이 끝나고 인사고과를 위해 회사에 몰두했다. 아침에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낮에는 매장을 뛰어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저녁이면 보고서를 썼다. 그렇게 추구하던 일과 가정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회사에 치중할수록 나는 상사의 마음에 드는 직원이 되어갔다.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칭찬을 들었다. 그리고 더 많은 일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인정받는 것이 좋아서 계속해서 일을 했다.


작년에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합리한 상사에 의해 나는 형편없는 인사고과를 받았다.(그 상사는 결국 회사에서 쫓겨났다) 다행히 합리적인 상사를 만나서 일이 재밌었고 인정받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거란 희망이 생겼다.  


대신 집에 오면 짜증이 늘었고 항상 몸과 마음이 피곤했다. 12월 말 인사고과 시즌도 끝이 났고, 올해 평가도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습관적으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일은 할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회사에서 참석해야 하는 연말 송년회(술자리)가 5개. 일과 술자리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가정에 소홀한 틈에  딸을 돌봐주시는 장모님이 몸살과 노로바이러스로 입원하셨고, 아내도 장염과 감기몸살로 앓아누웠다. 다행히 부모님이 집으로 오셔서 딸을 돌봐주셔서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죄책감이 든다.  


직장에서 성공이 인생에서 성공일까?

신입시절 임원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열심히 익혔다. 책도 읽고, 선배들의 조언도 들었다. 그리고 직장 생활하면서 잘 나가는 선배들을 보면서 배울 수 있었다. 짧은 몇 달간 따라 해 보았다. 일과 관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열심히 했다. 보고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송년회 사회 등 굵직한 곳에서 인정받고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회사만 벗어나면 나는 작아졌다. 가족과 개인생활에 전혀 관심을 못 가졌다. 가족과 스스로에게 미안했다.


승진시험에 합격하고, 상사에게 잠깐 인정을 받더니 신기루 같은 욕심이 생겼나 보다. 직장에서 별을 달아보겠다? 정년까지 롱런하겠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10년 이상 한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니다. 회사에 인생을 다 바쳐서 얻는 것이 임원으로 지내는 몇 년간 약간의 부와 명예 정도..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하는 분들의 술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인생 잘못 살았어. 나처럼 살지마."

그래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다.  



나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행복한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되, 가족과 개인을 위한 시간을 희생시키지는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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