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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Feb 02. 2017

연차 쓴 날의 회사 풍경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4일간의 설 연휴가 끝났다. 오늘 연차를 썼지만 출근했다.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평소에 못하던 것들을 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자율복장

츄리닝에 슬리퍼는 좀 그렇다. 정장 대신 청바지에 맨투맨티셔츠를 입었다. 구두가 아닌 형광색 운동화를 신었다. 복장만으로도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10시에 출근하기

평소라면 8시 30분쯤 책상에 앉는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9시에 은행에 들러서 개인용무를 보고, 근처 친구 사무실에서 차 한잔하고 출근을 했다. 늦은 시간이지만 당당했다. 나는 오늘 연차니깐..


상사와 1:1 과외

사무실에는 부장님과 옆 부서 상사만 나와 있었다.


"어? 오늘 왜 왔어?"

부장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시며 물으셨다.


"내일 회의자료가 완성 안된 것 같아서 좀 도와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에이~ 안 와도 되는데.."라고 하면서도 미소를 지으셨다.


촉박한 준비 기간과 비협조적인 동료들 사이에서 "큰일 났다. 미치겠다."를 연발하는 부장님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1년간 직속 상사로 함께 일하면서 업무와 회사생활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셨고, 능력을 인정해주시는 부분에 고마움이 컸다. 그래서 자발적인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럼 의자 가지고 와서 옆에 앉아"

부장님 자리에서 내일 대표이사님께 보고할 부분을 함께 준비했다. 회사에서 유능하기론 최고로 꼽히는 부장님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다.


점심시간 마음대로 쓰기

평소라면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이지만, 오늘은 선배와 뷔페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며 여유를 부렸다. 1시간 30분 정도. 연차니깐 점심시간이 2시간이든, 3시간이든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조기퇴근

퇴근시간보다 3시간 일찍 퇴근했다. 인사할 사람도 없으니 그냥 노트북을 접고 나왔다. 주변은 아직 환했고,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들어와도 아직 5시도 안되었다.


매일 늦게 출근하고 빨리 퇴근해도 상사가 출근 자체를 고맙게 여기는 오늘 같은 직장생활이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10년 만에 처음 하는 경험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 31일 있었던 일을 이제야 올립니다. 사무실 풍경이 실제로 사진과 같다면 좋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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