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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Feb 27. 2017

우리에게 주말은 항상 부족하다

직장인의 흔한 주말

월요일 정오, 현실과 타협하는 시간 


이 시간이면 일요일 오후부터 회사 가기 싫어서 밀려오던 짜증도 잊고 업무에 빠져든다. 지나간 주말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다가올 주말이나 연휴를 기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주말은 늘 그렇게 임팩트 없이 헹하니 지나간다. 


목요일, 금요일이 되면 주말에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이 마구 떠오른다. 기필코 즐겁고 보람찬 주말을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막상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밤까지 그다지 재밌지도, 편안하지도 않다.




드디어 영화를 보게 되는가?


이번 주말에 8개월 만에 영화 볼 기회가 생겼다. 처갓집에서 아이를 잠깐 맡겨놓고 데이트하라고 배려해주신 덕분이다. 아내와 신이 나서 계획을 짜다가 문득 딸아이와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아빠, 한밤 더 자면 주말이에요? 그럼 회사 안 가요? 그럼 나랑 놀아요. 어린이공원 가요! 실내 놀이터 가요!"


설레던 마음을 영화티켓과 함께 고이 접어서 서랍 속에 밀어 넣었다. 


"여보, 미안해!" 내가 약속한 게 있어서 영화는 못 볼 것 같아"


아내도 흔쾌히 딸과의 약속을 지켜주는 것에 찬성했다. 우리 가족은 집 근처 어린이공원으로 갔다. 딸은 실내 놀이터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신나게 뛰어놀았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지쳐서 잠들었다. 그동안 마트에서 장을 보고, 소파에서 빈둥거리다 보니 주말이 다 지나갔다.




딸에게는 종일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아내에게는 편안한 시간을 오롯이 주지 못해 미안하고, 스스로에게는 충실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렇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주말이 지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주말을 기대하며 열심히 일한다. 다음 주말에는 무엇을 해야 보람차고 후회가 없을까?


※ 지금 소득의 두배, 근로시간의 절반. 대한민국 직장인에게는 시간과 돈이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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