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열병의 정체는 무엇일까?
피곤해서였을까?
밤 11시. 침대에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한참을 덜덜 떨었다. 후덥지근한 6월에 이불을 두 개씩 덮고 밤새 떨었다. 온몸은 뜨거웠지만, 계속 추웠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꿈을 꾸는 것인지, 생각을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되었다. 확실한 것은 머릿속으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간 노트북을 가지고 다녔지만, 펼쳐보지도 못했다. 분명 자투리 시간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갑갑했다. 두 개의 두터운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땀을 흠뻑 흘리고 더위를 느꼈다. 본래의 나로 돌아온 느낌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이대로 누우면 후회가 될 것 같다.
노트북을 펼쳐 들었다. 생각났던 것을 여기저기 끄적여놓았다. 생각이 번뜻 나는 순간에 글을 쓰지 않으면 소재는 놓친다. 다시 떠올릴 때는 처음과 같은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신나게 써 내려갔다.
새벽 5시. 애매한 시간이다. 지금 침대에 누우면 7시에 매우 피곤한 아침을 맞으며 일어날 것이다. 책을 읽다가 6시가 되면 운동을 나갈 생각이다.
최근 한 달간 아침마다 조금씩 운동을 했더니 몸이 개운해졌다. 체중은 그대로지만, 바지가 헐렁해진 것을 보면 효과가 있다. 20대 때처럼 격한 운동을 즐기기에 부담스럽다. 마음은 20대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 인정하지 못하고 덤벼들다가 부상당하기 일쑤다.
대학시절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벗들이 있었다. 그들은 운동할 때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았다. 10년이 흘렀다. 운동보다는 직장생활과 술자리에 익숙한 친구들은 몸이 둔해졌다. 이제 농구나 축구보다 격하지 않은 운동을 선호한다.
헬스, 수영, 등산, 조깅, 맨손체조가 적당하다. 가끔 SNS상에 마라톤 완주나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는 하지만,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리를 원한다. 새벽에 일기를 쓰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다. 간밤에 그 열병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