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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24. 2017

남자에게 자동차란?

차에 대한 의미는 다르다

이거 뭐야? 네 차야? 얼~멋진데!


얼마 전 15년 지기 친구가 새 차를 보여주었다. 알파벳 B가 들어가는 늘씬한 외제차. 덤덤한 친구가 이토록 자랑스러워하고 우쭐해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명문대에 진학할 때도, 변호사가 될 때도 시끌벅적한 축하에도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랬던 친구가 외제차를 쓸고 불며 마치 인생에서 최고의 자랑인양 생각하는 것이 재밌었다. 이 친구에게 자동차는 그런 존재였다.


주변에 외제차를 타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


3명 중 1명은 외제차를 탄다. 세금이 많이 줄은 탓도 있겠지만, 국산차에 대한 불신, 집보다 차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는 분위기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외제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외제차 = 슈퍼카가 아니다.


5천만 원~1억대의 차들이 대다수다. 외제차가 타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친구들은 절반 가격으로 중고차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말 가성비를 따져서 타거나,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타는 친구들은 그렇지만, 할부금과 유지비로 급여의 1/3 이상을 내면서 무리하는 친구들은 약간 안타까워 보였다.


재밌는 것은 외제차를 타는 친구들 대부분이 미혼이라는 것이다. 혼자 사는 친구들은 돈이 들어가는 데가 적고, 자기 자신에게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남자에게 외제차란 여자들의 명품백


남자들의 외제차는 여자들의 명품백에 비유할 수 있다. 여자들이 중요시하는 아이템이 명품백이라면, 아마 남자에게는 외제차라고 할 수 있겠다. 남자는 여자보다 멋 낼만한 것이 적다. 물론 예전보다는 피부나 헤어, 패션 등에 투자하는 비용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자들에 비하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 옷, 시계, 구두, 벨트, 지갑이다.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아이템에 비할바가 아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관심 가지는 아이템 중 하나가 자동차다. 많은 남자들이 자동차로 자신의 성공과 자존심을 나타낸다. 그래서 외제차나 고급차를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고급차와 경차를 운전하며 각각 다른 경험을 했다.


고급 승용차를 운전할 때는 끼어들기도 편하고, 운전 중에 불편함을 겪는 사례가 적었다. 하지만, 경차를 운전하고 갈 경우 끼어들기도 힘들고, 경적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 은연중에 경차에 대한 무시와 사고가 났을 경우 보상에 대한 차이 때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에 갈 때도 고급 승용차와 경차를 가지고 갈 때 반응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스티거 없이 MVG주차장으로 진입하려고 하면 고급 승용차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보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경차의 경우 철저하게 확인을 하는 성향이 강했다. 차속에 들어있는 사람은 동일했는데 말이다.


차 껍데기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 때문에 남자들은 자동차에 더욱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5년 넘게 준중형차를 타고 다닌다.

"이제 중형차 정도는 타야 하는 거 아냐?" 가족과 주변 친구들이 만류를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지금 타고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고, 소득 대비 감당해야 하는 비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외제차를 타는 것이 무조건 좋다/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중요시하는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는 외제차를 탈 능력이 안될뿐더러 여유가 있어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돈을 쓰고 싶다. 외제차나 고급차를 탄다고 내가 잘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깐.




※ 처음 차를 살 때 차값 생각하고 감당할 수 있다고 지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럴 경우 차를 사는 순간, 통장잔고에 구멍이 생기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할부금 + 기름값 + 톨비 + 세차비 + 수리/점검비 + 보험금 + 세금 + @ = ?





[사진출처 :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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