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밍아빠 Jul 04. 2017

22. 주변의 연애고수에게 도움을 청하자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주변의 고수에게 도움을 청하자주변의 고수에게 도움을 청하자

지난 주말,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다.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시간이 많아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엄마, 나 연애 관련된 글을 쓰고 있는데.. 나중에 모아서 책 내려고요."
"너 연애 못하잖아!"
"아~ 그러니깐.. 못하는 사람 입장에서 쓴다고.."
"잘~해봐라!"


요즘 말로 팩트폭행이라고 하나?

어머니의 말씀이 틀린 것은 없다.


고등학교까지 아는 여자는 없었지. 집 떠나서 대학가서도 연애한다는 소식 한번 없던 아들이다.

사실 썸을 타거나, 소개팅을 하거나, 차인 이야기를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다. 여전히 부모님에게 나는 쑥맥같은 어설픈 아들로 각인되어있다.


"여자 친구 없나?"
"네.. 아직.."




내가 여자 친구 없는 이유는 나만 빼고 다 안다.


외모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외모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아내가 팩도 붙여주고, 가끔 선크림도 바르지만, 그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대학시절에는 비누로 세수하고, 머리 감고, 스킨만 사용했다. 옷은 트레이닝복이나 아웃도어를 주로 입었다. 운동, 게임, 여행 3가지 외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연애하기에는 심각한 조건이었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어울리던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부류다 보니 다 그런 줄 말 알았다. 나는 연애와 거리가 멀었다.




멋쟁이, 연애고수를 만나다


2학년 때 학군단에 입단하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2주 남짓한 시간을 함께 먹고, 자고, 훈련받으면서 나와 전혀 다른 부류의 친구들을 사귀었다.


키 크고 잘생긴 모델 같은 친구, 패션감각이 뛰어난 친구, 외모는 별로지만 연애를 아주 잘하는 친구 등등



나 좀 도와줘, 연애상담이야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도움을 청했다. 연애초보시절 숱한 연애경험을 가진 친구들의 조언은 마치 시험전 족보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친구 기숙사 방에 살다시피 하며 밤이 깊도록 연애상담을 했다.  


래 남자들은 여자 이야기, 여자들은 남자 이야기하면서 친해진다. 연애고수들은 연애에 관한 도움을 청하면 자신의 연애 자부심으로 인해 거절하지 않는다. 물론 '고수', '사부'같은 용어를 쓰면서 추켜세워줄 필요가 있다.


커플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이 옷을 살 때 따라다녔다. 그때마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이성친구도 훌륭한 조언자가 된다


동성친구보다 이성친구가 연애상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학교생활을 하거나 모임에 소속되어있다 보면 친한 이성친구가 생긴다. 이성친구를 통해서 연애상담을 하면 상대방(이성)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이렇게 하면 어떨 것 같아?"
"너라면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질문을 하고,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부가 된다. 의외로 나의 말과 행동이 의도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연애초보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성친구는 그런 것들을 잘 집어낼 수 있어서, 실수하지 않도록 잘 도와주었다. 물론 이성친구의 연애경험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여성의 심리는 아무래도 여성이 잘 알기 때문일까?


"야! 그거, 어장관리야!"
"나쁜 X. 만나지 마! 내가 딴애 소개해줄게"

 

내 일처럼 발벗고 나서주는 친구 덕을 보기도 했다.


주변에 남자 형제만 있는 친구보다 여동생, 누나가 있는 친구가 연애를 잘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부터 이성에 대한 심리파악이 익숙하기 때문일까?


상담만 받는다고 연애를 잘할 수는 없다.


고수들의 연애상담을 받으면 내가 마치 고수가 된 양 착각이 든다. 마치 학원강사가 문제 푸는 것을 보고 이해가 되면 내가 풀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연애상담받은 다음날 다시 여자를 만나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이런저런 멘트와 행동을 준비했는데, 돌발상황이 일어나면서 준비한 것은 꼬인다. 면접 준비 실컷 했는데, 엉뚱한 질문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결국은 계속해봐야 한다. 실수하고, 차이고, 거절당하고, 울고 불고, 이게 익숙해지면 여유가 생긴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연애에 성공하기도 한다.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고수를 찾아서 배우면 더 빨리 잘 배울 수 있다. 주변을 돌아보고 당장 도움을 청하자!

"나 연애상담 좀 해줘!"



이미지 출처 :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






이전 21화 21. 첫 데이트 준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