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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27. 2017

21. 첫 데이트 준비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첫 데이트가 중요한 이유는
'두 번째 데이트로 연결시키느냐?
여기서 끝내느냐?'
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첫 데이트는 긴장과 실수투성이였다. 대개 상대방과의 첫 데이트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탐색하는 과정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 데이트의 성공 여부는 준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필자처럼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은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연애도 경험이 쌓이면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체득되면서 첫 데이트를 성공으로 이끌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여유와 임기응변 능력이 쌓이는 것은 덤이다.




필자의 첫 데이트 실패사례를 통해서 연애 초보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다음 데이트로 이어가길 바란다.



1.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내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학시절 호감이 있던 상대와 어렵사리 데이트할 기회를 얻었다. 단둘이 만난 적이 없어서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데,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은 왜 이리 긴지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어색함을 깨기 위해서 말문을 열었다.  


여행을 좋아한다기에 이런저런 국내외 여행담을 풀었다. 상대는 '아! 그래? 진짜? 와!' 같은 리액션을 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예의상 리액션이었던 것 같다. 잠시 이야기를 멈추면 질문도 없고, 정적감이 감돌았다.


어색함이 두려워서 다시 나의 이야기만 했다. 생각해보면 2시간 동안 나의 여행 경험만 풀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파악하지 못했다. 지루하고 한심한 첫 데이트는 그렇게 끝났고, 물론 두 번째 데이트는 없이 상대방과 나의 관계는 끝이 났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고, 리액션을 보이고, 칭찬하고 공통점을 찾아서 동질감을 형성하고, 질문을 통해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2.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다.

데이트 경험이 늘어나면서 알게 되었다. 준비를 하고 간 데이트와 준비 없는 데이트의 만족도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말이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수집하고, 준비를 해서 나간 데이트는 그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재밌을 수가 없다. 하지만 준비 없이 나간 데이트는 상대방도 나도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을 것이다.


소개받은 상대와 첫 데이트를 했다. '첫 만남인데 나가서 천천히 알아가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어필할만한 면도 없는데 말이다. 야심 차게 준비한 파스타 맛집에서 상대방이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무난하게 영화를 보았으면 좋았을 걸, 미리 예매해둔 소극장에 가서 상대방이 영화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맛집이나 쇼핑에 대해 관심이 많을 거란 생각에 준비한 대화거리는 상대방에게 억지웃음을 짓게 했다. 첫 데이트가 끝난 후에 주선자를 통해서 소설과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들었다.


주선자에게 상대방의 관심사를 미리 알아보고, SNS를 통해서 정보를 미리 파악했더라면 데이트가 좀 더 수월하게 진행되고 호감도 쌓을 수 있었을 텐데.. 실패를 하고서야 뼈저리게 느꼈다.



3. 처음부터 특별한 것은 부담스럽다.

첫 데이트는 말 그대로 탐색전이다. 선물도 필요 없고, 특이한 데이트 코스도 필요 없다. 그저 가볍게 밥 먹고, 차 마시고 가벼운 대화로 상대방과 내가 얼마나 맞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대학시절 친구가 흥분해서 꼭 만나보라던 상대가 있었다.


"야~ 이거 대박! S대 무용과 퀸카"라며 사진을 들이밀었다. 사진으로 본 상대는 거의 연예인급 외모와 몸매를 갖추고 있었다. 연예 초보인 필자는 긴장했다. 성공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전망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를 예약하고, 정장까지 갖추어 입고 나갔다. 20대 초반에 선보는 것도 아니고, 환장할 노릇이다.


지금 생각하면 실패를 준비하고 나간 셈이다.


상대방은 사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청바지에 티셔츠의 수수한 차림에 소탈한 성격이었다. 너무 비싼 곳에 왔다고 부담스럽다는 말을 했고, 혼자 계산하기에는 미안하다고 비용도 반을 부담했다. 자기는 이런 곳에 오는 사람과 잘 맞지 않다고 했다.


주제 맞지 않게 준비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저도 이런곳은 처음이에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다시 연락할 생각을 못했다. 이후에 주선자를 통해서 들어보니 평범한 남자와 잘 만나고 있다고 했다.   


부담을 주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낫다. 평소에 갈만한 장소와 입는 복장이면 충분하다. 만약 평소의 자신과 너무 차이가 난다면 깨끗하게 포기하자. 억지로 인연을 이어가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4. 식사메뉴도 무난한 것이 좋다.

첫 데이트 때 식당 선정을 잘못해서 망쳤던 적이 있다. 첫 데이트 때 고깃집에 가서 냄새를 푹푹 풍기며 고기를 굽던 일, 캘리포니아 롤집에 가서 서로 입이 가득 차서 대화가 단절되었던 일, 샐러드 바에 가서 계속 자리를 비우던 일..


그냥 피자/파스타집, 패밀리 레스토랑, 일식/돈가스집 등이 무난하다. 중식이나 고깃집은 사귀고 나서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연애도 준비가 필요하고,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론과 실습을 반복하듯이 연애도 학습한 것을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 장소, 시기에 따라 case by case가 필요한데, 그건 연애를 실제로 해봐야지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맨날


실수해도 좋고, 실패해도 괜찮다. 연애를 통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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