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노력을 한다면
예전에 본사에서 임원이 질문을 했다.
"음.. 요새 일은 좀 어때?"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만 해서는 안돼. 잘해야지."
"네, 잘하겠습니다."
당시 성과가 별로 좋지 않던 시기였다.
최근에 성과가 좋아서 시상을 받은 후 그 임원을 또 만났다.
"잘 지내지?"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번에 시상도 받고 잘했어. 열심히 하나 보네."
"네, 잘하겠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 내가 했던 노력들이 다르게 평가받는다는 것이 재밌다. 사람들이 중간과정보다 결과에 목을 매는 이유가 이것 때문일까?
학창 시절에 나는 열심히 공부했다. 머리가 안 좋아서인지, 공부방법이 잘못되어서인지, 노력만큼의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다행히 부모님은 나의 결과보다 노력하는 모습을 인정하고 칭찬해주셨다. 덕분에 나는 노력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되었다.
노력한 사람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더 파이팅'이라는 일본 복싱만화에 나오는 말이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 나를 많이 위로해준 말이다.
노력에도 개인차가 있다.
시험을 앞두고 전날 12시간 공부한 것을 노력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개월 전부터 하루에 4시간씩 꾸준히 공부하는 것을 노력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1년 내내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는 것이 노력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결과에 따라서 노력이 평가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남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쏟아부었을 때 그것을 '노력'이라 하기로 했다.
노력이 많이 필요한 사람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내가 남들보다 노력이 더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이 2시간 걸리는 것을 나는 4~6시간이 걸려야 해낼 수 있다. 남들을 앞서려면 8~12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노력하였다고 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부족함을 인정한 후에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실망하는 일이 줄었다.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가정생활, 개인생활 3가지를 병행하다 보면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노력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도 괜찮다. 남들이 1년 만에 해낸 것이라면, 나는 3년, 5년, 10년이라도 해내면 된다. 단기간에 어렵다면 장기적으로 꾸준히 하는 힘이 필요하다.
나에게 운동이 그랬고,
연애가 그랬고, 취업이 그랬다.
초등학생 때부터 드라마 '마지막 승부'를 보고 농구를 잘하고 싶었다. 나는 키가 작고 뚱뚱했다. 운동신경도 좋지 않았다. 농구를 잘할 리 없었다. 그래서 매일 슛과 드리블 연습을 했다. 중학생 때는 친구들이 게임할 때 끼어줄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는 반에서 잘하는 축에 속 할 정도 실력이 되었다. 대학생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느 모임에서든 대표로 시합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여자와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짝사랑과 차이기를 반복했다. 연애 관련 책을 읽고, 연애고수를 쫒아다니고, 대시하고 거절당하기를 반복하면서 연애를 시작했다. 몇 번의 연애를 하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을 만나고 결혼까지 했다.
취업은 또 어떤가? 함께 스터디하던 사람들은 다 취업하고 나만 떨어졌다. 또 다른 스터디에 들어가면 그 사람들은 모두 취업하고 나만 남은 것이 수차례. 부끄럽고 속이 상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남들이 쉽게 하는 것을 오랫동안 어렵게 하는 내가 원망스럽고 미울 때가 있다. 하지만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요즘 잘하고 싶은 것은 '글쓰기'다. 브런치에서 작가님들이 책을 내고, 강의를 하는 것을 보면서 꿈을 키운다.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 몇 배가 많은 노력이 필요하던 차근차근해나갈 생각이다.
※ 가고자 한 길을 먼저 걸어간 작가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