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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Oct 21. 2017

#27.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연락처 따려다가 거절당해봤어요?

연애 관련된 글을 쓰고 있다.

조회수가 올라가고, 격려와 응원을 받아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연애 관련된 글은 많지만 차별화하고 싶었다. 수많은 연애고수들 사이에서 연애 못하는 사람이 쓴 글이 더 공감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 제목처럼 필자는 '연애 젬병'이다. 예전에도 연애를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연애를 못한다.(이제 더는 할 수도 없다)


원래 바둑도 직접 두면 못하지만, 훈수가 더 쉬운 법이다. 나의 연애 글도 비슷한 경우라 생각한다. 감히 연애코치, 컨설팅 같은 말을 붙이기에는 낯부끄럽다. 오랫동안 모태솔로로 살아온 경험과 연애에 실패한 경험을 나눈다. 독자들이 읽으면서 웃고, 시행착오를 줄여서 사랑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경험한 일 중에 부끄러운 주제를 떠올려보았다.

1. 연락처 따려다가 거절당해봤어요?
2. 소개팅하고 애프터 신청했다가 거절당해봤어요?
3. 고백하고 거절당해봤어요?
4. 연애하다가 차여봤어요?
5. 사귀던 연인이 바람 난 적 있나요?


1. 연락처 따려다가 거절당해봤어요?


마음에 드는 이성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눈 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이번 생에 다시 볼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용기 내서 말 한번 붙여볼걸 하는 후회를 참 많이 했다.


대학생 때 교양수업을 같이 듣던 여학생이 마음에 들었다. 학기가 끝날 때까지 애를 태우다가 용기를 냈다. 수업을 마치고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불쑥 핸드폰을 내밀었다.


"저기요.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연락처 좀 알려주실래요?"


결과는 실패. 여학생은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그 이후로 그 건물 주변에 가기 싫을 만큼 창피하고 불편했다. 한동안 머릿속에 후회가 가득했다.




여학생과 대화하는 자체가 힘들었던 필자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여학우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거절의 충격이 희미해질 무렵 버스 안에서 처음 보는 여학우에게 또 한 번 연락처를 요청했다. 결과는 또 실패. 거절당했지만 발전은 있었다.


"아까 제 가방에서 볼펜 떨어진 것 주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아니에요."

"고마워서 그러는데 커피 한잔 사드리고 싶어요. 시간 되세요?"

"제가 지금 약속이 있어서요."

"그럼 연락처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

"저, 남자 친구 있어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첫 실패와 달리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연락처를 요구하는 것이 당황스럽고, 무서울 수도 있다.


'내가 못났거나 싫어서 연락처를 거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덜 부끄럽고, 다음번에도 용기를 낼 수 있다.  


연애 카페의 노하우를 따라 해보았다.  


"저기 죄송한데 전화 한 통 쓸 수 있을까요?"


대개는 위험해 보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않는다면 전화를 빌려 쓸 수 있다. 그러면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 잘 썼습니다. 덕분에 중요한 연락을 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여기서 물러나야 한다. 오래 있으면 작정하고 작업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어지고 문자를 한다.


"어제 폰 빌려 쓴 사람입니다. 연락처가 남아서 연락드렸어요. 괜찮으시면 커피 한잔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필자는 이 방법을 통해서 문자를 주고받고 커피를 한잔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아쉽게 다음 만남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역시 연애 고수들의 노하우는 놀랍다.




외모가 뛰어날수록 첫 만남에서 연락처를 얻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연락처를 얻을 수 있는 확률 자체가 낮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패해도 그리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외모를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이 방법이 승산 없다고 생각되면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요한 것은 성공과 실패 여부가 아니다.

1)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는가?

2)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갈 여유가 있는가?

3) 실패해도 실망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을 의지가 있는가?



계속해서 실패했지만, 나중에는 연락처를 얻으러 돌진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마음에 드는 이성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혹시 연습을 하고 싶다면 시내 한복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이성을 정한 다음에 가서 길을 물어보라. 유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길을 알려주셔서 고맙다고 커피 한잔 할 기회가 생길지 말이다.




※ 천 번의 실패를 하더라도 마지막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 당신의 배우자가 된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 모든 실패를 극복하고 연애경험을 쌓은 것이다. 용기를 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25. 나도 연애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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