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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Dec 22. 2017

5번째 브런치 프로젝트와 뒷이야기

이 글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오늘 5번째 브런치 프로젝트 발표가 있었다.


떨어졌다. 


그리고 얼마 전 위클리 연재 신청 결과를 받았다.


떨어졌다.


좋아하는 일에서 2회 연속 실패를 경험했다.




아내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점심을 다 먹고 나니, 아내가 안절부절못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보.. 어떡해?"

"뭐가?"

"결과가 나왔어"

"근데 왜 말 안 했어?"


예감이 좋지 않다. 어플을 열어보았다. 수상자에 나는 없었다.


"당신 밥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어."

"왜?"

"너무 맛있게 잘 먹길래.."

"어, 그래 고마워"


서운함과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했다.

다른 주제로 대화를 돌렸지만 감정이 말과 행동에서 묻어나나 보다.


"여보, 그냥 하고 싶은 말하고 행동해"

"아~ 티가 나?"

"응, 너무 차분하잖아"

"그래.. 미안해! 이런 XX, XXX, XXX.."


욕설을 한껏 내뱉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아내는 애써 위로하지 않았다.


새벽이나 밤늦게 틈틈이 열중해서 글을 쓰는 것을 안다. 몇 시간을 앉아 글을 쓰고 행복해하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나 보다.


"괜찮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쓸 거야"

"..."

"더 열심히 쓸 거야. 될 때까지 쓸 거야"

"그래, jyp도 아이유를 못 알아보고 놓쳤잖아"

"나중에 후회할 거야"




나는 정신승리에 능하다. 자존감과 회복탄력성도 높고 실패에 굴하지 않는다.


냉정히 짚어보자면 너무 흔한 주제, 전문적인 작가에 비해 딸리는 필력 등 부족한 점 투성이다. 사실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스스로 반성할 수밖에 없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더 노력했기에 수상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시원하고 후련하게 나아가지 못했다. 번번이 실패가 앞을 가로막는 삶이었다.


수능, 연애, 진로, 취업, 인사고과까지..


실패의 연속이었다. 길을 헤매고 돌고 돌아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될 때쯤 성공의 여신은 나에게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런 숱한 실패에 비하면 브런치 프로젝트 실패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나는 남들보다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마지막에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었다. 그렇기에 괜찮다.




다음번에 재도전하려 한다.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된다. 수상자 명단에 영원히 내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흔들림 없이 글을 쓸 것이고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 또한 내가 극복한 많은 실패 경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웃으면서 말할 것이다.


"그때 실패했지만, 지금은 극복하고 이렇게 해냈습니다!"


※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 힘을 내고, 무시당하고 비웃음을 받으면 더욱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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