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처세는 실력과 겸손이다
며칠 전 쓴 글이 '처세의 달인'이라는 Daum채널 코너에 실렸다. 사실 처세를 잘하지 못하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세라는 말 뜻을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다.
1. 사람들과 어울려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
2.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남들과 사귀면서 살아가다
[출처 : 다음 국어사전]
처세라는 말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뭔가 능력이 안되니 커버하기 위한 정당하지 못한 행동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의 처세는 연애만큼이나 젬병이었다.
다만 연차도 올라가고 직장도 4번이나 바꾸다 보니 처음보다는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 처세라기보다 직장 생활하면서 닳았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처세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책을 찾아보니 삼국지와 관련된 내용이 흥미가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대표적인 인물은 가후, 사마의, 제갈량, 유비, 조조 등..
단연 처세의 롤모델로 삼고 싶은 인물은 '가후'
주군이 5번이나 바뀌었지만 한 번도 주군의 미움이나 의심을 받지 않고, 엄청난 재능이 있었으나 동료의 견제를 받지 않고, 능력을 발휘하며 고위직에 올라 천수를 누리다 77세에 자신의 집 안방에서 죽음을 맞이한 인물.
가후는 현재로 치면 어려운 집안, 지방 출신, 지방대, 중소기업 경력사원이 M&A 된 경쟁사에서 고위 임원이 되어서 오너의 신임을 받으며 장기간 근무한 경우라 볼 수 있다.
가후는 무엇을 했을까?
가후는 스스로 태조(조조)의 구신(옛 신하)이 아니지만, 계책과 모략이 깊고 뛰어난 다른 사람들에게 시기를 받는 것이 두려워 항상 문을 걸어 잠그고 스스로를 지켰다. 집에 돌아와서도 사사로운 교분을 맺지 않았다. 자식을 시집보내고 장가를 들일 때에도 권문세족과 혼인을 맺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에 지혜를 논하고 헤아리는 자는 가후에게로 돌아왔다.
- 정사 위서 가후전-
현재 직장에서 선호하는 처세는 가후의 처세와 차이가 있는 듯하다.
직장생활을 하며 선배들에게 들은 처세에 대한 3가지
첫 번째 '라인을 잘 타야 한다'라는 말이다. 잘 나갈 것 같은 상사에게 절대 충성하며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이 처세는 모 아니면 도. 가장 상위층에 있는 상사가 잘 나갈 때는 그야말로 탄탄 대지만, 그 상사가 퇴사하거나 밀려나면 그 라인은 모조리 끝난다.
두 번째 '관계를 돈독이 하라'는 것이다. 일단 친하고 돈독한 관계를 만든다. 같이 술 먹고, 밥 먹고, 유흥하고, 골프 치고..
세 번째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하다. 고교나 대학 선후배, 고향 선후배, 친인천 관계 등 어떻게든 관계를 찾는다. 낙하산 인사도 여기서 오는 것이다.
가후는 이러한 관계나 라인을 경계했다. 세력을 만들지 않고 철저하게 단독으로 행동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만으로 인정받았다.
실력 있는 인재는 가후 외에도 있었지만 너무 잘나서 주위 견제를 받거나 군주의 미움을 받아서 물러나거나 숙청되었다.(양수, 순욱, 사마의)
결론을 정리해보자!
1)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계의 힘은 언젠가 바닥난다.
2) 겸손해야 한다. 잘난 척하는 것만큼 시기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은 없다. 잘되면 상사나 동료 공으로 돌려도 다들 당신이 잘하는 것을 안다.
3) 라인(세력)에 속하지도, 라인(세력)을 만들지도 말아야 한다. 현재의 상사, 동료, 업무에 충실하자. 특정 인물과 관계가 좋아지면 관계가 멀어지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
※ 저마다 처세의 필살기를 가지고 있더군요.
1) 상사의 경조사를 모두 챙기는 사람
2) 상사의 가족 기념일까지 챙기는 사람
3) 상사에게 무조건 예스맨인 사람
4) 상사에게 술과 접대를 잘하는 사람
5) 상사의 업무를 다 해주는 사람
6) 상사에게 VIP 의전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