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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an 12. 2018

어쩌면 우리는 인연일지도

인연은 우리 곁에 있다

유난히 추운 날 선배와 함께 시외로 시장조사를 갔다. 파트너가 된 선배는 작년 말 우리 팀으로 발령을 받았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같은 팀이 되기 전부터 우린 인연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우연

나의 고향에서 선배는 2년을 근무했다. 동선이 비슷한 우리는 어딘가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지 모른다. 우린 서로에게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옷깃이라도 스쳤을지 모른다.


선배가 업무차 들렀던 매장에서 교복 입고 물건을 고르던 학생이 나였을지 모른다.

물건을 사러 간 매장에서 업무 보던 직원이 선배였을지 모른다.


두 번째 우연

두 번째 직장으로 이직하고 낯선 도시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당시 선배도 그 도시로 발령받아서 근무했다.


직장이 다르고 얼굴도 이름도 몰랐지만, 우리가 즐겨가던 맛집이 겹치고, 종종 들르던 도서관도 일치했다. 분명 식사하거나 책을 빌리면서 스쳐 지나갔을지 모른다.


물론 미래에 이렇게 같이 식사하고, 같은 팀에서 동료로 일하는 것을 상상도 못 하면서 말이다.


오늘 선배와 같이 알고 있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우린 몇 년 전 서로 등지고 앉아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지금 지나가는 누군가가 먼 훗날 나의 새로운 인연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번외 편 우연

아내는 1년 정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당시 전역을 하고 서울로 돌아온 나와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


우린 같은 버스,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쇼핑몰에서 물건을 샀다. 같은 거리를 거닐었다.


그리고 2년 후 같은 직장을 다니고, 2년 후 결혼하고 부부가 되었다.  




타지 생활이 힘겨워서 정류장에서 한숨을 쉴 때 우린 서로의 곁에 있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냈기에 지금 인연이 되지 않았을까?


언젠가 함께 할 인연들이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잘 살아내고 다시 멋진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오늘 예전 동료들과 즐겨찾던 카페에 선배와 함께 왔습니다. 이직을 위해 밤마다 공부하던 도서관, 현재 직장 최종 합격통지를 받았던 장소를 지나갔습니다. 그 시절의 제 모습이 아직도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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