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대로 말하는 것부터..
어릴 때부터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외모, 성격, 말투, 분위기..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모두가 감탄하는 그런 사람을 꿈꾸었다.
'어른이 되면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뚱뚱하고 작은 키, 여드름 투성이 얼굴, 공부나 운동 뭐하나 잘하는 것 없고, 촌스러움 물씬 나는 분위기.
그래도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다 괜찮아질 거라 믿었다. 시간이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20살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때는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민증을 제시하고 술집 출입이 가능하니깐. 운전면허를 따서 운전할 수 있으니깐. 아직 용돈 받아쓰는 주제에..
멋있는 척, 돈 있는 척, 똑똑한 척 허세와 가식을 떨었다. 하지만 부자연스럽고 힘들었다. 처음에는 그런가 하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이내 본모습을 알고는 허탈해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현실을 직시했다.
'바보 같은 짓을 했구나'
멋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포기하자. 그냥 스스로가 편하고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자. 남을 의식하는 것에서 벗어났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행동했다. 너무 좋았다. 스스로 매우 만족했다.
"저 돈 없어요. 머리 안 좋아요. 패션 몰라요. 연애 못해요"
더는 비싼 옷을 골라 입지 않았다. 허풍도 떨지 않았다.
한 번은 소개팅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더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너무 겸손하신 것 같아요"라며 호감을 드러냈다.
직장이나 모임에서도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겸손하다고 했다. 비웃거나 업신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자랑하거나 있는 척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렸다. 나는 남을 헐뜯는 부류에게 타깃이 아니었다. 깎아내릴만한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다 내려와 있으니깐..
없는 걸 없다고 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했더니 겸손이라 생각했다. 사실인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그냥 있는 대로 말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스스로가 좋은 것. 멋있는 사람이 별 거 있나? 자신을 사랑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지.
※ 남을 의식하고 있는 척하는 시간을 아껴서 스스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되기 위한 노력 하려 합니다. 책 읽고, 글 쓰고, 운동하고,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기, 다른 사람과 나누기.
※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이 좀 바뀌었습니다.
1)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사람.
2)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
3) 남을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