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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02. 2018

친구와의 통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니깐

친한 벗들 중 나와 생각이 아주 다른 친구가 있다. 얼마 전 그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언제 한국 들어왔어?"


"6개월쯤 되었어"


"언제 나갈 거야?"


"지금 잠시 일하고 있어"


"올~ 웬일이래? 정착하는 거야?"


"아니 돈 좀 모으면 뜰 거야"


여전했다. 대학시절부터 친한 친구인데, 대기업에 취업했으나 금방 박차고 나와서 배낭여행과 사진 찍기에 빠져있다.


빨리 취업하고, 결혼하고, 안정을 찾으려는 나와는 정반대다. 몇 개월 훌쩍 외국으로 떠나서 생활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여행 준비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이 친구를 만나면 대학생 때부터 한결같아서 좋다.


나도 그때는 모험을 동경하며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변한 건 내 쪽이다. 친구는 여전히 여행을 즐기고 자유롭게 살고 있다.


"가끔 너의 삶이 부러울 때도 있어"


"뭐.. 너도 열심히 살고, 행복하게 잘 지내더구먼"


"행복하긴 해. 근데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최근에 나도 모르게 열심히 살다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선물 받아서 읽고 다시 초심을 찾으려고.."


"초심을 찾는다는 게 자유롭게 사는 거야?"


"응. 게으르게 마음 가는 데로 사는 거지. 난 이게 잘 맞아"


"그렇구나. 난 열심히 사는 게 더 마음 편하고 잘 맞더라. 각자가 하고 싶은데로 사는 게 잘 사는 거 아닐까?"


"그렇겠지"


"어쨌든 건강 잘 챙겨. 인스턴트 먹지 말고, 밥 챙겨 먹고"


"어, 안 그래도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요샌 밥 먹으려고.."


"놀러와. 아님 중간에 만나든지. 맛있는 거 사줄게"   


요즘 들어서 친구들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낯 뜨거워서 남자들 간에 잘 안 하던 말인데, 나이가 들어서일까? 친구들에게 잔소리가 많아졌다.


"밥 잘 챙겨 먹고 다녀"

"술 많이 먹지 말고"

"운동도 좀 해"

"밤 그만 새고"



※ 자주 보진 못해도 친구들이 항상 곁에서 건강하게 있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힘이 되니깐요. 이참에 친구들에게 전화 한 통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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