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할인받기
지난 주말 가족들과 대형마트에 갔다. 여행 다녀와서 피곤 한터라 장을 보고 저녁을 사 먹기로 했다. 그런데 장을 보던 아내가 말했다.
"여보, 우리 그냥 집에서 삼겹살이나 사서 구워 먹을까?"
"식사 준비하면 안 피곤하겠어?"
"나가서 사 먹으면 돈도 많이 들고, 여행하면서 너무 바깥 음식을 많이 먹인 것 같아서.."
"그래, 그럼 같이 저녁 준비하자!"
삼겹살을 사러 정육 코너 쪽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특정 브랜드 고기를 판매하는 아주머니와 고객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다. 얼핏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서로 아는 사이라 추가로 할인을 해주는 것 같았다. 프라이스 카드로 시선을 돌렸다.
"100g에 3,550원"
브랜드 삼겹살이라 그런지 비싼 편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가족들한테 좋은 걸 먹이고 싶었다.
"삼겹살 좋아요. 사가세요"
"혹시 삼겹살 할인되나요?"
"이거는 할인되는 품목이 아니에요. 저기 할인하는 품목 있어요"
아주머니가 가리킨 쪽에 할인되는 고기는 기름기가 많고, 질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까 다른 사람한테는 할인해줬잖아요'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삼켰다. 감정은 배제하고 목적만 이루자!
'설득의 심리학' 책에서 배운 스킬이 떠올랐다.
미소를 지으면서 공손하게 여쭤보았다.
"여사님, 이 고기를 꼭 사고 싶은데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거는 할인되는 게 아닌데.."
"고기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가격만 조금 저렴하면 가족들 사다 주고 싶어서요"
"원래는 내일부터 할인하는데 그냥 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친절하게도 아주머니는 30% 할인 스티커를 붙여주셨다.
"100g에 2,485원"
기분 좋게 삼겹살을 사 와서 가족들과 맛있게 식사를 했다.
"여보, 고기 정말 괜찮다"
"아빠, 고기 맛있어요"
"그러네, 담백하고 부드럽네"
"그런데 할인 안 하는 건데 어떻게 받은 거야?"
"어.. 뭐 그런 게 있어"
고기를 씹으며 아까 일이 떠올라서 씩 웃었다. 제값 주고 사도 상관없지만, 책에서 배웠던 내용을 생활에 활용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대화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일이다.
※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깎아달라고 실랑이하는 것보다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효과가 좋습니다. 호텔방을 배정받을 때, 비행기 좌석을 바꿀 때, 옷을 구매할 때 등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간혹 할인받거나 가격을 깎는 것이 부끄럽거나 예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밑져야 본전 아닐까요? 시도해서 안될 때는 기분 좋게 제값을 치르면 됩니다. 단, 거절당한다고 억지 부리거나 얼굴 붉히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