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어떤 목표를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는 것은)
네가 그리워
나는 오늘도 길을 나선다.
모든 길은
네게로 향하는 길,
나는 지금
그 굴곡진 길들을
걷고 있다.
천둥번개 치더니
창대같이 쏟아지는 비,
나서는 길을
무겁게 막아 선다.
잠시 멈춘 비로
어두워진 낮은 하늘,
낮은 하늘 만큼
먹구름으로 가리워져
어디까지 걸어야 할 지
네가 보이진 않지만,
오직 너를 향해
지금 걷고 있음을
너는 아는가.
사실 그 길엔,
오늘도 네가
보이지 않았지만,
꿈에 그리던 네게로
마냥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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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길을 걷는 다는 것은, 마치 한 편의 삶의 드라마를 짧게 표출해 내는 일이고 보면, 그 속에서 나는 짧은 시간의 카타르시스 Catharsis와 같이 오묘한 인생의 맛을 느끼기도 합니다.
흘러온 길들을 되돌아 보게하고, 지금 이 순간 길 위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그 먼 길 어느 곳에, 누군가 내가 그리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내가 누군가 그리워 누군가를 찾아가는 듯한 그런 마음을 낙동강자전거길 마지막 구간의 길을 시작하며 글로 옮긴 것입니다.
385Km 낙동강 자전거길 중 마지막 구간(상주강창교~안동댐)을 걸어 그 길을 마무리 짓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고 경북 상주로 향합니다. 맑았던 날씨는 경북이 가까워 지며 하늘이 점점 어두워 지더니 상주에 도착할즈음 비는 창대같이 쏟아지고 이런 날씨에 길을 걸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몇날 몇일 애써 계획하고 시간내어 달려온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상주에서 보쌈정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비는 멈춰 주었고, 낮게 깔린 먹구름이 오늘의 날씨를 말해 줍니다. 20여분 마을버스를 타고 달리니 출발점인 나즈막한 강창교가 보이고 먹구름과 강과 어우러진 낮고 긴 강창교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오늘부터 4일간 걸어야 하며, 오후 12:20에 걷기 시작하여 오후시간 내내 예천군 풍양면까지 약 20Km를 걸어야 합니다. 걷는 내내 날씨는 흐리지만 풍광은 사진으로 담기에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 있는 모습’이며, 더불어 마음은 평화롭습니다.
출발하면서부터 아름다운 낙동강의 풍광이 나의 마음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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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내리던 비,
이른 아침
어둡고 무거운 하늘엔,
하늘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먹구름도,
비와 바람도,
멀리 나는 새들도,
그리고 어딘가 있을
네 모습까지도.
하늘에서 너를 보았고
그리고 쏟아지는 비,
그 비는 하루종일
나를 반겨 주었다.
비에 젖어
질척거리는 신발은
내 아프고 거친 발을
어루만져 주기라도 하듯,
마치 네가
내 곁에 있는 듯,
그렇게 쏟아져 내렸다.
어딘가 있을 너를 찾아
오늘도 빗속에서
이렇게 길을 걷는다.
지금 네게로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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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아침 일찍 출발하려니 오늘도 거센 바람과 비가 길을 막습니다. 다부진 마음으로 비닐 비옷을 입고 우산을 든 채, 창대같은 비를 맞으며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그 비 속에서도 카메라를 꺼내 정지된 시간을 담으며 걸어갑니다.
오늘은 안동시 풍산읍까지 약 30Km를 걸어야 합니다. 길은 멀고 컴컴한 하늘에선 종일 비가 내립니다. 어제밤 예약해둔 식당에서 된장찌게로 아침을 먹고 오늘도 점심으로 김밥을 준비합니다.
무거운 빗줄기 속에서도 길을 가다 쉴 곳이 있으면 멈추고, 또 멈추며, 발을 어루만집니다. 젖은 발바닥에선 여전히 불이 훨훨 타고 있습니다.
늦은 오후시간에 하회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부용대에 도착하여 잠시 머물다, 강을 건너기 위해 광덕교로 향하니 비가 잠시 멈춰 주었고, 그 시간, 짙붉은 일몰이 나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내가 사진담기를 좋아하는 검붉은 일몰시간의 하늘, 아름답고 행복한 나의 시간입니다.
풍산에 도착하여 매운 닭고기 찜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고, 고장난 고어텍스신발에는 비가 들어와 하루종일 젖어 있습니다. 예약해놓은 숙소가 목욕탕이 딸린 모텔이라 뜨거운 물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비용도 싸지만 조용한 시골의 모텔에서 호사로운 저녁을 맞이합니다.
모텔에서 얻은 신문을 신발 속에 밤새도록 넣어 두었더니 밤사이 신문이 흠뻑 젖어 있었고 신발은 뽀송뽀송 합니다.
먼 길과 무거운 짐으로 밤새도록 발바닥에 불이 붙어 있었지만, 천지도 모르게 깊은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나니, 발바닥의 불은 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 아픔을 잊은 채 또 길을 나섭니다.
거기에 네가 있어 나는 길을 걸었다.
짧지 않은 먼 길을 몇날몇일 걸어걸어 네게로 달려갔지만, 나는 오늘도 너를 만나지 못했다.
짧지 않았던 길에서, 부르튼 발과 짊어진 등짐에 짓눌린 어깨와 허리와 고관절에선 나름의 큰 불편함이 있지만, 그 물리적인 아픔보다 훨씬 더 많은 아름다움과 여유와 평화와 자유와 행복을 담았던 지난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는 육체적으로 좀 불편하더라도, 나의 내면이 평화롭고 여유로우며, 때론 흘러가는 인생이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고 즐길 수 있는 이 순간이 내겐 너무나 행복함을 앏니다.
그래서 나는 길을 걷습니다.
삶이란 그렇게 결국 흘러 가겠지만, 또한 삶이란, 그렇게 흘려 보내지 않으려 나름의 발버둥을 치는 오늘일 지도 모릅니다.
2015. 1. 2. 낙동강자전거길 385Km를 처음 시작하며, 내가 일일이 일정과 시간, 잠잘 곳과 먹을 곳 등을 계획하고 친구들을 초청하여 함께 걷기 시작했지만, 나와 마지막까지 함께한 동료는 결국 나 스스로였습니다. 삶이란, 나름의 시간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일일 지도 모릅니다.
2015. 1. 2. ~ 3. (1박2일)
2015. 1. 17. ~ 18. (1박2일)
2016. 1. 1. ~ 3. (2박3일)
2016. 1. 23. ~ 24. (1박2일)
2016. 8. 31. ~ 9. 3. (3박4일)
전체거리 385Km를 모두 5번 나누어 13일에 걸쳐 걸었고, 전체거리를 나누면 1일 평균 29.6Km를 걸었더군요. 매 구간마다 출발점까지, 종착점에서 돌아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도로에서 보낸 교통시간을 생각하면, 시간적으로 하루 30Km를 휠씬 넘게 걸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처음 출발했던 날은 숙소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과 맞추다 보니 40여 Km를 걸었고 모두가 발이 아파 혼줄이 난 첫 날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삶의 길이란, 홀로 걷는 일이고 보면, 도보종주를 홀로 마치는 일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일 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걸을 수 있는 나름의 주어진 건강함으로 아무런 탈없이 낙동강 도보종주를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오늘입니다.
내일은 또 어디로, 어느 곳으로 향할 지, 나도 모릅니다.
그것이 우리들 인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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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에서 출발하여 빗속을 30여 Km 넘게 걸어걸어 최종 목적지인 안동댐에 도착하니 여전히 부슬비가 내립니다. 사실 길을 걸으려고 마음을 먹고 걷지만, 그 속엔 내적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바로, 무거운 등짐과 카메라와 무거운 신발의 무게로 불이 활활 타는 듯한 아픈 발바닥과 뻐근한 고관절 주변의 근육들로 항상 생각하는 것은 짐을 가볍게 신발도 가볍게 해야지 하지만, 무거운 발목있는 중등산화가 아니고는 절대 내 발이 견디질 못함을 알기에 무거워도 중등산화를 택하고 최소한의 짐을 챙기지만, 몇날 몇일 걸어야 하기에 결코 줄일 수 없는 짐의 무게임을 알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담지 않을 수 없기에 무거운 카메라까지 지고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들 삶과, 길을 걷는 일은, 그렇게 운명적運命的으로 비슷할 지도 모릅니다.
수초가 우거진 곳을 걷거나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도 많고, 계절적으로 뱀을 조심해야 하기에 발목있는 두터운 중등산화가 중요하기도 합니다.
걷다보면 수시로 뱀을 만납니다. 이번 도보에서도 3~4마리의 뱀을 길에서 만낫습니다. 뱀 또한 내가 오는 것을 모르고 편하게 길을 건너고 있다가 갑자기 인기척을 느끼고 깜짝 놀라 바른 몸짓으로 바쁘게 도망가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풀밭을 걷다 모기나 벌레에 물린 듯한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그것이 뱀에게 물린 줄 모르고 하룻밤을 자고 나니 발이 퉁퉁 부어올라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고 있어 결국 발 전체를 절단해야 하는 일을 당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고는 사실 무관심 속에서 더욱 많이 일어납니다. 내가 가야할 길에 어떤 것들이 불편하게 할 것인지 생각을 조금만 앞서 해본다면, 사실 그런 사고를 얼마던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길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생각없이 나선다면 불편한 일들이 분명히 생기기 마련입니다. 나름의 안전에 대한 생각을 꼭 해보시길……
장거리를 걸으며 가볍고 얇은 조깅화 같은 편안한 신발을 신으면 짧은 길은 가벼워 편하겠지만, 발과 쉽게 이완되는 가벼운 신발은 오르막 내리막에서 발이 쉽게 부러트고 물집이 분명 잡힐 것입니다. 계획했던 길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길을 나섰다가 집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의미없이 돌아간다면 뭔가 허탈하지 않을까요?
정거리길을 걸을 땐, 무겁지만 내게 가장 잘 맞는 발목이 긴 중등산화를 신어야 발에 문제가 없고, 발에 문제가 없어야 안전하게 먼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먼 길을 걷는 일을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소소한 것들 조차도 미리 생각하여 그 소소함으로 전체 걷는 일에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들 인생길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4대강은 아니지만 섬진강자전거길은 2015년 5월에 3박4일 한 번으로 도보완주 하였습니다. 다음 길은 133Km 영산강자전거길이나 아니면 146Km 금강자전거길을 걸어보려 합니다. 이 정도 거리는 3박4일 한 번이면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사는 부산에서 거리가 멀수록 교통으로 소비하는 왕복시간이 하루 이틀 더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걷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어떤 조건에서도 누구나 충분히 이루어낼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이 순간의 삶이 있기에, 내일의 삶 또한, 이어 가겠지요.
모두들 행복하소서……
어제 오후 늦은 시간에 안동댐까지 도보를 완료하다 보니 안동에서 하룻밤 자지 않을 수 없으며, 오늘 하루는 덤으로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이른 아침 김밥을 준비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40여분 달려 주진교로 향합니다. 주진교 부근에서 배스낚시를 해보지만 반응이 없습니다. 많은 배스보트들 또한 주진교 부근에서 낚시를 하지만 그들 또한 반응이 없습니다.
그동안의 가뭄과 고수온의 차단된 호수에서 녹조가 만연하여 이틀 동안 적지않은 비가 내렸지만 녹조가 여전히 물 속에 가득합니다. 호수의 물을 댐 밖으로 많이 쏟아내야 녹조가 사라질 것입니다.
일단 낚시대를 깊고 넓은 안동호에 던져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즐겁습니다. 가파른 호수변 돌무더기 길을 걸으며 위험천만한 길이었지만 나는 그 가파른 길을 겁없이 즐기는 편입니다. 전생에 염소나 양이었을까요? ㅎㅎㅎ
안동호를 돌아나와 다시 시내버스로 안동호 보조댐 아래에 있는 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수변로를 따라 월영교까지 잔교棧橋를 걸은 후 부산행 무정차버스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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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내내 나는 버스에서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행복하고 편안한 잠이었습니다.
나는 어디로 향할 때면 내 역마살의 기운이 충만하다가, 다시 그곳에서 돌아올 때면 나는 언제나 허전하고 허허롭습니다. 그래서 또다른 길을 준비하여 미리 가슴 속에 담아두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나의 역마살은 그런 삶의 덧없음에서 오는 허전함의 발동發動과 시동始動의 반복은 아닐런지요.
아름다운 낙동강자전거길에서 나는 삶의 행복을 잠시 빌려와 내 행복상자에 담았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행복은 없기에 또 비워져 가는 그 행복상자로 몇날 몇일 행복을 누리다 또 비게 되면 청소하여 또다른 내일을 생각 합니다.
그 속에 또다시 담아올 내일의 아름다운 행복을 생각하면서 그렇게 내 가슴 속에 들어있는 행복의 상자를 채우고 비워내고 또 채움을 반복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삶이겠지요.
연속된 행복으로만 충만한 삶이라면, 그것이 행복인지도 모르고 살아갈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은 모두 내 가슴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행복한 길을 택할 것입니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여,
그런 내일까지 언제나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