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그리움에게로 다가간
1무 1박 3일의 시간들

(설악산雪嶽山 봉정암鳳頂庵에서)

by Hoo









① 봉정암鳳頂庵을 향하며…




삶은 내 마음의 선택결정選擇決定에 따라 분명히 그 길의 방향方向과 크기는 달라지고, 그런 나의 선택결정이 곧 인연因緣이라는 비정형적非定形的 강렬强烈한 삶의 연결범위連結範圍로 만들어 지겠지요.



이젠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내 마음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곳, 오랜만에 설악雪嶽에게로 향합니다.



내 젊은 날, 건강을 되찾겠다는 마음으로 설악을 찾았다가, 첫사랑으로 홀리게 되며 빠져 들었고, 짧지 않은 세월 쉼없이 함께하려 노력해 왔지만, 최근에 더욱 먼 남쪽으로 내 삶의 위치를 옮기다 보니 이렇게 거리 만큼의 공백의 세월이 지금 먼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내 삶, 단조롭고 덧없는 시간의 흐름에서 잠시 뛰쳐나와, 오늘, 내 그리움의 설악雪嶽에게로 달려갑니다.



출발하면서 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비는 쉼없이 쏟아지고, 비옷을 입은 채 새벽 4시 정각 오색통제소를 출발하여 설악의 가파른 길을 오르노라니, 비옷으로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지만, 익숙한 설악의 길에서 나는 오래된 설악의 체취體臭를 만끽하며, 보지 못했던 그리움의 시간 만큼, 빗속에서도 정지停止된 시간時間을 영상映像으로 남기고 또 남깁니다.



언제나 처럼 설악폭포가 가까워 지지만, 그 강한 물소리만 계곡 우측 깊숙히 쏟아냅니다.



비가 왔다 멈췄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대청봉과 소청봉을 지나 새로이 조성된 소청대피소에서 잠시 머문 후 내려 가노라니,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용아장성龍牙長城과 칠형제봉七兄弟峯, 그 봉황鳳凰의 날개 품 안에 자리잡고 있는 봉정암鳳頂庵을 보노라니, 길었던 시간 만큼의 그리움과 그 그리움 만큼의 지난 설악과의 시간들이 이렇게 한 순간 내 가슴 속을 훑고 지나 갑니다.



그리운 시간의 거리만큼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봉정암峰頂庵, 부처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모셔진 봉정암에서 하룻밤 철야기도徹夜祈禱를 올린 후, 모래 새벽 5시 수렴동대피소를 거쳐 백담사 쪽으로 하산下山하려 합니다.



그동안 뵙지 못한 그리움 만큼의 감사感謝함으로, 오체투지五體投地의 내 모습으로, 내 마음 모두를 부처님께 오늘 내려놓으려 합니다.



그런 내 그리움만큼 내 속에 사랑과 평화를 찾고, 이미 내 몸 속에 들어있는 세월歲月이라는 짧지 않은 길, 그런 하염없는 먼 길을 걸어왔고 아직도 그 길은 많이 남아 있지만, 오늘은 어느 길을 선택選擇하고 결정決定 해야할 지 그 시절인연時節因緣을 물어보려 합니다.



그 길,



행복幸福하고,



아름답고,



웃음 끊이지 않는 평범平凡한 내 모습으로,



그런 여유와 평화平和로움으로,



아쉬움 없는 내 삶의 모두여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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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봉정암鳳頂庵에서의 철야기도徹夜祈禱





새벽 4시에 남설악 오색에서 출발하여 걷는 내내 여유와 평화를 느끼며 가장 편안하고 느린 호흡으로 천천히 걸으며 오전 11:00 경 봉정암鳳頂庵에 도착합니다.



종무소 게시판揭示板에 배정된 내 잠자리를 찾아 모든 짐을 내려놓고, 언제나 처럼 좁고 짧은 내 잠자리(폭30Cm x 길이1.2m)에 잠시 누워 봅니다.



봉정암 세면장의 물은 초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심장마비가 걸릴 정도로 너무나 차갑습니다. 큰 손수건에 물을 적셔 몸에 땀냄새가 나지 않도록 온 몸을 닦아내고 땀에 젖은 내의內衣를 새 것으로 갈아 입습니다. 봉정암鳳頂庵에선 환경보호를 위해, 치약 이외는 비누나 세재를 절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점심 공양供養을 받아들고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소금 이외, 그 어떤 조미료도, 그 어떤 다른 건데기도 들어있지 않은 온전穩全한 미역국에 밥을 말아 오이무침 몇 조각이 모두이지만, 그 행복幸福한 단순單純한 맛은 이 순간瞬間, 그 무엇과도 비교比較되지 않습니다.



양치질 후, 나름의 정갈함으로 법당法堂에 올라갑니다. 많은 불자佛子들이 전국全國에서 몰려오기에 법당法堂에 일찍 올라가 미리 내 자리를 만들어 놓고 스님과 한 시간여 불공佛供을 올리고 나옵니다.



비는 멈추고 하늘은 여전히 어둡지만, 서서히 개이는 하늘을 보며 내 마음은 갑자기 엔돌핀Endorphin이 솟아 오릅니다.



카메라를 들고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탑塔으로 올라가 9 배拜를 올린 후 여기저기 그 그리웠던 마음 만큼의 아름다운 사리탑 주변 모두를 정지영상停止映像으로 담아 냅니다.



일몰시간日沒時間에 다시 사리탑舍利塔으로 두 번이나 올라가 가장 담고 싶었던 하늘과 설악과 사리탑의 모습을 일일이 읽어내며, 내 마음에선 이미 평화平和와 여유餘裕와 그리웠던 만큼의 행복으로 저녁 공양供養 시간을 맞습니다.



저녁 6 시 법당法堂 내 자리에 앉아 불공佛供을 올리며 철야기도徹夜祈禱를 준비準備합니다.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정진精進을 하며 내 몸은 이미 재석천帝釋天에 머물러 있습니다.



끊임없이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며 그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몸을 움직이니 내 가슴에선 이유없는 굵은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립니다. 그 눈물엔 이유도 없고, 이야기도 없고, 오직 평범한 불자佛子가 느낄 수 있는 극히 짧은 무념무상無念無想, 삼매三昧의 순간瞬間이 아닐런지요.



쉼없이 흘러내리는 내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절을 하는 내내 결코 멈추질 않습니다. 모두가 내 삶에서 느끼는 감사感謝함의 반응反應이겠지요.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밤 11시가 넘어가니 설악을 올랐던 피곤함과 연이틀 자지 못한 탓으로 불경을 읽는 내내 졸음이 찾아옵니다. 밤 12시에서 새벽 3시까지 다라니경陀羅尼經 독경讀經은 참으로 내가 모든 정신精神을 쏟아내는 주재主宰스님의 열정熱情이 가득한 시간이지만, 이렇게 졸음 가득한 의식意識없는 내 모습으로 불경佛經을 읽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요.



금강경金剛經 독경讀經을 마치고는 잠자리로 돌아갑니다. 내 방으로 가니 많은 불자佛子들이 서로 발을 교차交叉하여 뻗은 채로 내가 누울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누워 있습니다. 누워서 내 다리를 뻗어 다른 사람들의 발과 발 사이로 겨우 뻗은 채, 눕자마자 잠에 빠져 듭니다.



새벽 4:20에 일어나니 비가 창대같이 쏟아집니다. 5시에 아침 공양供養이 시작되고 쏟아지는 비 속에서 서서 공양供養을 마치고는 바로 하산下山을 합니다.



봉정암鳳頂庵에서 수렴동垂簾洞으로 내려가는 길은 모두 크고 작은 돌로 이루어진 급경사急傾斜 길이라 비가 쏟아지면 걷기가 미끄럽고 위험합니다.



해드랜턴Head Lantern에 의지依支하여 빗속을 뚫고 가파른 돌길을 나서는 불자佛子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이고, 또한 눈으로 보는 그 행렬行列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모두가 세상의 평화平和를 기원祈願하는 불심佛心 하나로 이루어지는 일들이겠지요.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도 카메라를 꺼내 촛점이 흔들리지만 야간사진夜間寫眞을 담아봅니다.



모두들 불심佛心 가득한 마음으로,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평화平和와 여유餘裕가 가득할 것이라는 희망希望을 느끼는 순간瞬間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南無釋迦牟尼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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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삶은 모두가 내 마음 먹기에…





빗속에서 하산下山하는 가운데 비는 서서히 줄어들고,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옵니다.



영시암永矢庵에 도착하니 비가 개이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추스립니다. 백담사百潭寺에 도착하여 사찰寺刹 내부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버스를 타고 용대삼거리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황태구이로 점심식사를 한 후, 부산으로 향합니다.



버스에 앉자마자 잠에 빠져 드려는 데, 큰형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비가 많이 오는데 설악산에 불공佛供 올리러 간다니 걱정이 되어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하고, 했던 모양입니다.



큰형과 통화를 마친 후, 오는 내내 천지도 모르고 잠에 빠져 듭니다.



삶은,



모두가,



내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풍요豊饒와 빈허貧虛 또한,



거기 그곳,



내 가슴 속에 있겠지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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