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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 Oct 18. 2016

✔︎ 가을여행

(이별노래)








가을여행 - 이별노래





파아란 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떠가고 시원한 바람이 일면, 조악粗惡한 기억 한 편 얼기설기 엮여, 구름과 같은 높이로 흘러갑니다.



멀리 펼쳐진 꿈이란 언제나 살아있어 아름다움을 말하지만, 삶의 거친 숨소리에 얽히고 설키며 그렇게 허공으로 내뱉어지는 삶에 대한 짙어가는 질문,



가을임을 직감합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가슴의 말 한 마디, “사랑해요”라는 짧고도 긴 여운餘韻, 지난 세월 가슴으로 기대며 살아온 시간으로 기억하지만, 가슴으로 말하던 감동은 파아란 가을하늘 속 짙붉은 노을처럼 아름답게도, 감동스럽게도, 다가옵니다.



짙어가는 가을입니다.



이 가을날, 모든 생명들은 겉옷을 벗어던지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그 속에서 나는 지난 계절과의 이별노래를 준비합니다.



가슴으로 말하는 뜨거움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어, 사랑이 아픔이면 이별을 선택하면 되고, 이별이 아픔이면 사랑을 선택하면 되겠지만,



가슴이 말하는 아픔의 이유는, 사랑의 아픔도 이별의 슬픔도 아닌, 지나간 세월의 지울 수 없는 아름다웠던 기억으로부터 멀어져야만 하는 그 서글픈 여운餘韻 때문입니다.



이 짙어가는 가을, 나는 여행가방을 챙깁니다.



걸어온 길이 짧지 않았지만, 이번 가을여행은 다소 무거운 듯, 가벼운 듯, 길고도 먼 길이 될 것으로 느껴집니다.



다하지 못한 사랑의 노래는 멈추면 되고, 아픔은 감싸 안으면 되지만, 가을의 이별노래는 멈출 수 없는 계절순환季節循環의 아픈 노래이고 보면,



그 노래 속에 뭐가 들었던, 남겨진 것은 삶의 소중한 지금 이 순간 뿐임을 알기에, 나는 올해도 이 가을의 노래를 부르며 ‘가을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가을은, 남겨진 고독입니다.



가을은, 남겨진 사색思索입니다.



가을은, 남겨진 가슴입니다.



가을은, 남겨진 마음입니다.



가을은, 남겨진 무거운 자유입니다.



가을은, 삶의 반추反芻입니다.



가을은,



사랑해요라는 짧고도 긴 여운 하나가 내 가슴을 휘저으며 남겨놓은 오래된 ‘순환성독감循環性毒感'입니다.



이 가을, 그런 여행을 떠나렵니다.



안녕 ~



I’d like to say goodbye here.

So long ~






W161018P070907~1004





가을은 언제나 그렇게 내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올 해는, 그랬던 여느 가을보다 더 짙은 가을로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왜일까요?


세월 때문이겠지요.


계절성 독감처럼…



Autumn always comes into my heart like that.


But this autumn, I feel it is coming closer and deeper than usual.


Why is it so?


It's due to passed times like a seasonal f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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