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o Nov 16. 2016

✔︎ 너와 나

(나를 아껴준 너)








너와 나





나를 아껴준 너.  




나를 위해 불평 한 마디 없이 여태까지 함께 해준 너.




나라는 존재를 만난 그 인연으로 하여 네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내가 힘들어 아파하며 불편해 할 때도, 넌 내 곁에서 묵묵히 나를 바라보았고, 나만을 지켜 주었다.




때론 만신창이가 된 네 모습이 싫어 또다른 인연과 만남도 해보았지만, 돌아보니 나에겐 이 세상에 너만한 존재도 없었다.




나는 네게 내 마음 한 번 표현 해보지 않았고, 언제나 무관심 했었지. 너의 모진 고통에도 나는 네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해보지 않았고, 오직  내 갈길만 찾아 거침없이 걸어갔을 뿐이었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왔고,  돌아보니 걸어온 그 세월에서 오직 나를 위해 네 모든 것을 던져 주었던 너. 오늘 문득 다시 네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인내심 강한 너지만, 이렇게 무관심했던 나에게 어찌 조그만 미움과 서운함이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많이 아파 몸져 누운 너를 결국 입원시켰고, 오늘 병원에서 퇴원시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너를 바라보는 순간, 너는 분명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다.




나의 무관심에도, 인상 한 번 쓰지 않고 묵묵히 따라준 목적성 없는 너의 사랑에, 나는 그냥 ‘감사하다’는 말 이외는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오랜 세월 고마웠어.  대수술을 마치고 오늘 퇴원하면서도, 내 곁에서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네가,  정말 고마워.




고마워……

 







W161115P161112-16




세상의 이치란, 그것이 생물生物이든 무생물無生物이든 ‘나와 잘 맞아야’ ‘편안’하고, ‘여유’롭고, ‘행복’할 것입니다. 이럴 때, 안성맞춤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입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나는 주기적인 운동을 해왔습니다. 나에게 운동이란 혈액순환과 하체근육유지를 위해 ‘단지 걸을 뿐’입니다. 산길이 되었 건, 강변길이 되었 건, 운동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걷는 일이 내 운동의 모두입니다. 


산행을 시작한 이래 여러가지 신발을 신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등산화도 내 발엔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독일브랜드 한바그 로체 GTX를 구입해 설악산에 빠져 살면서, ‘이거야’ 하는 편안함으로 다가왔고, 지금 신고있는 등산화도 여전히 한바그입니다.


중등산화인 한바그 알래스카는 해외원정海外遠征을 위해, 근교산 산행용으로 중가中價의 한바그 로체를 구입해 신고 다녔지만 불과 1년도 안되어 두 짝 모두 밑창이 떨어졌습니다.


물론 워낙 많은 길을 찾아 걷기도 하지만, 내 발에 꼭 맞는 안성맞춤인 편안한 신발이 없었다면 내가 가고 싶었던 그 수많았던 소롯길들을 걸어보려고 마음이라도 먹을 수 있었을까요?


그런 안성맞춤 신발이 오늘, 내게, ‘고마운 마음’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바그를 편애偏愛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제품이 내 발에 너무나 잘 맞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일일 20~40Km의 장거리길을 걸어도 절대 물집이 잡히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고생을 했던 알래스카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둘레길 마낭Manang에서 틸리초호수를 향하려는데, 두 짝 모두 밑창이 떨어져, 특별한 에피소드를 만들며 트레킹하는 내내 불편함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트레킹을 마치고 포커라Phokara로 돌아와 수선공에게 밑창을 임시로 기워서 신고, 치트완 정글사파리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일반등산화 한 켤레 정도의 비싼 수선비를 주고 아이더에서 밑창과 중창까지 갈아서 신고 다녔지만, 지리산 둘레길 285Km 완주, 섬진강자전거길 139Km 도보완주, 낙동강자전거길 385Km 도보종주를 마치려는 마지막 구간에서 또 양 쪽 밑창이 일부 떨어져 고어텍스 신발임에도 비가 새 들어왔고, 질척거리는 신발을 신은 채 마지막 3박4일동안 빗속을 걸어 다녔습니다. 


수선한 지 1년도 안되어 또 신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버리려고 했던 고장난 한바그 두 켤레를 들고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밑창전문수선업체 A+ (에이플러스 T.051-331-0284, 010-3847-6848)에 밑창교환을 의뢰依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주말인 토요일은 다른 신발을 신고 중학동문들과 금정산산행을 했고, 일요일은 고교동기 친구들과 황령산을 산행하였습니다. 순수 국산브랜드인 캠프라인도 상당히 편한 신발이며 밑창이 부드러운 고무재질이라 바위에서 미끌어짐이 비브람창보다 훨씬 적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수선된 두 켤레 신발을 찾아오며 버리려고 했던 신발들이 완전히 새 신발이 되어있어, 새 신발 두 켤레를 그냥 얻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명이 없는 존재이지만 그 존재가 마치 생명이라도 있는 것 같아, 나를 위해 희생해준 신발에게 ‘감사하다’는 내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마워,  내 지킴이 ~~~ 








► My blog - blog.daum.net/4hoo      ► My KaStory - //story.kakao.com/hu-story#



작가의 이전글 ✔︎ 장척호丈尺湖의 아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