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사山寺에서...

(② 설악산雪嶽山 봉정암鳳頂庵에서...)

by Hoo









여름 산사山寺에서...

(② 설악산雪嶽山 봉정암鳳頂庵에서...)





지리산 법계사를 다녀와 하루 쉬고는, 전국의 절 만 다니는 버스를 이용하여 새벽 세 시에 설악산 봉정암을 향합니다. 오랜 세월 거침없이 다녔던 설악산 길이지만 지난 이 년여 먹고사는 일로 하여 가보지 못했던 그리운 설악산을 오늘 갑니다.



익숙한 길을 걸어 오르며 영시암에서 아침 공양供養을 하고 오세암으로 향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렴동대피소 쪽으로 봉정암을 바로 올라가지만, 나는 가야동계곡 능선길을 따라 돌아서 올라갑니다. 오세암 지척咫尺에 있는 아름다운 만경대萬京臺에서 내설악의 진면모와, 가야동 계곡의 천왕문天王門과, 용아장성龍牙長城을 오랜만에 멀리서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내설악 전체를 볼 수 있는 황홀한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만경대 최상부 바위에 오르면 정말 천길 낭뜨러지라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찔함을 느낍니다만, 언제나 그 위에 올라가 나는 내설악의 신비神秘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전국에서 봉정암에 몰린 신도信徒들의 수를 보니 정말 그 불심佛心이 대단했습니다.



내가 불공佛供을 드리다 잠시라도 눈을 붙힐 방을 배정配定받고 보니, 웃음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폭은 30Cm 길이는 오구려도 눕지 못하는 1미터 정도 그런 공간에 줄을 그어 칼치 잠을 자야만 합니다. 이 또한 타인들을 위한 기도일 것입니다.



밤 열시에 불공을 드려 열두시까지, 열두 시 반부터 세시 반까지, 이렇게 깊은 밤 주관하시는 스님의 정성으로 불공을 올립니다. 불경 읽는 소리가 조용한 설악산 전체를 울립니다.



버스 총무님은 새벽 세시 반에 하산을 하자고 합니다. 컴컴한 새벽에 수렴동계곡을 통하여 내려왔습니다.



힘들게 연속하여 지리산과 설악산을 다녀오며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지리산 법계사에서 너무 많이 한 오체투지五體投地로 하여 무릎 부근이 많이 모여, 정작 설악산 봉정암에선 삼 배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돌아오며 속초에 있는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여름과일로 더위를 식히고는 돌아오는 내내 잠에 빠져듭니다.



절로하여 지친 몸.



지친 그 만큼 평화로운 내 영혼.



바로 행복한 시간들.......





0 BR-O.png

P120804-05 W120829



사실 지리산 법계사에서 너무 많이 한 절로 인하여 봉정암에서 제대로 절을 할 수 없었습니다. 관절에 무리가 오고 힘들었지만, 절을 할 때는 아무런 고통도 없이 내 몸에서 엔돌핀이 솟아 올랐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설악산은 지난 시간, 내 삶의 정신적精神的 육체적肉體的 단련장鍛鍊場이었습니다.


돌아보니 흘러가버린 짧지 않은 세월歲月 속에 이렇게라도 설악에게로 다가설 수 있게 해준 모든 인연에 감사합니다.


걸어보니 그 세월歲月은 내 가슴 속이었고, 돌아보니 그 시간時間들은 나의 허무虛無였습니다. 그러나 절 수행修行을 통해 지금 나 스스로를 똑바른 자세姿勢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삶은 바로 여기 내 가슴 속에 들어 있었습니다.








► My blog - blog.daum.net/4hoo ► My KaStory - //story.kakao.com/hu-story#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