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이란 걸 해보는 중이다.
시작한 지 며칠 안 지나긴 했는데 벌써 힘들다.
사실 첫날부터 힘들었다.
원래 체구가 작은 편이었다. 키도 아담한 편이고, 몸무게도 평균보다 적게 나갔다. 그런데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만 하다 보니 살이 꽤 많이 올랐다.
물론 종종 마신 술 때문인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오래 앉아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유야 어쨌든 살이 쪘단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급찐급빠란 말이 있다. 급하게 찐 살을 급하게 뺀다는 표현인데, 이런 살은 하루 이틀 식단을 하면 잘 빠진다고 하더라.
문제는 내가 ‘급찐’이 아니란 거다.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몸무게 위에서 절망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살은 소리 없이 체급을 불려 가며 나를 찾아왔다.
그래도 유튜브를 찾아보니 단기간에 꽤 많은 체중을 감량했단 후기가 많았다. 그런데 방법이 상당히 살벌했다. 3일 동안 소금물 마시며 디톡스 하기.. 일주일 동안 절식하기… 도무지 시도할 용기가 안 나는 방법이었다.
그러다 간헐적 단식이란 걸 발견했다. 8시간 동안 적당히 먹고, 16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면 붓기와 살이 빠진단다. 워낙 고되어 보이는 방법 사이에서 그래도 뭔갈 먹으면서 감량을 할 수 있다니, 할 만해 보였다.
웬걸, 착각이고 오만이었다.
어찌어찌하고는 있는데, 공복 16시간이 너무 힘들다
…ㅎ긓. 긓ㄱ……
싱크대 밑에 둔 신라면 봉지가 나를 보면서 (비) 웃고 있는 기분이다. 저걸 진작 덜 먹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래도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기는 하다.
확실히 맵고 짠 음식을 덜 먹으니까 부기는 빠진다.
그런데 행복도 같이 빠지는 듯하다.
아니, 같이 빠지는 게 확실하다.
누군가 간헐적 단식 부작용으로 간헐적 ‘폭식’을 말할 때는 코웃음 쳤다. 16시간 공복이 뭐가 힘들다고 8시간 동안 먹는 걸 찾는 건가?뭣보다, 8시간 동안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폭식이라고 한담?
이해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사람은 뭐든 직접 겪어봐야 아는 것 같다.
빨리 16시간이 지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