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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굴 Mar 16. 2020

물음표는 왜 갈고리 모양일까

그 끝에 관심을 담아

그댄 하늘이 질 때 어떤 마음일지 난 참 궁금해                           -엔플라잉 'sunset'가사 中-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 속 한 구절이다. 별생각 없이 노래를 듣다 문득 궁금해졌다. 하늘을 바라보는 그대의 마음이 왜 궁금했을까.



  우리는 평소에 많은 것을 묻고 물으며 산다. '밥은 먹었냐'와 같은 사소한 질문부터 어쩌면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는 아주 개인적인 질문들까지 말이다. 때때로 이런 질문들은 무례하게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대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관계를 조금 더 진전시키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물음은 관심의 표현이며 나아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당신이 무얼 하든 신경도 안 쓰이는데 밥은 먹었는지, 뭘 먹었는지 왜 궁금하겠는가. 감추고 있는 내밀한 사정들이 왜 알고 싶겠는가. 조금 더 친해지고 싶고 알고 싶기 때문이다. 관심과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선을 넘는 경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물음표가 갈고리 모양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어떻게든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을 형상화한 것이지 않을까. 의외로 기호들은 그 직관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다. 기호학자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기호를 사용하고 매 순간 언어를 접하는 평범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저 갈고리의 끝에 관심을 담아 보낼 때는 조심해야 한다. 고리와 고리가 이어져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너무 과한 호기심은 도리어 상대방을 찌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노래 속 화자의 물음표는 관심이 되어 애정으로 닿았을까, 아니면 그대를 날카롭게 찔러버린 호기심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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