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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때굴 Feb 09. 2022

[낙서05]취미 골라잡기

보컬/기타/덕질/글쓰기

1. 보컬

“넘치는 흥이 뚝딱이(음치, 박치, 몸치)에 갇힌 안타까운 사례”


이 안타까운 사례의 주인공, 바로 ‘나’다. 흥에 겨워 노는 걸 참 좋아하는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그럼에도 제1의 취미가 노래 부르기가 된 것은 회사 덕(?)이 크다. 19년도 인턴 시절, 스트레스를 풀 구석이 필요했다. 처음 찾아간 곳은 노래방이었다. 그런데 모기 같은 목소리가 어쩜 그리 듣기 싫던지. 어째 노래를 부르면 부를수록 심란해지기만 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그렇게 무작정 찾아간 종각의 한 보컬 학원. 그때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노래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떠냐고? 모기에서 염소 정도로는 발전했다. 부르고 싶은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 얼추 비슷하게는 따라 할 수 있게 됐다. 여전히 서툴고 뚝딱거리기는 하지만 노래를 부르는 게 제법 즐거워졌다. 이제는 주변에서 새로운 취미활동을 찾고 있는 친구들에게 ‘노래 한 번 배워 봐!’라며 영업을 하고 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내가 제법 노래를 하는 줄 안다. 먼 훗날, 함께 노래방을 갈 수 있게 되는 날이 기대되면서도 조금은 두려운 이유기도 하다.


2. 기타

“지판에.. 손가락이.. 안 닿아요..”


기타 줄을 잡아야 하는데, 손이 어설퍼 잡지 못하는 슬픈 사람, 또 ‘나’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쳤다. 능숙하게 연주하지는 못하지만 치고 싶은 곡이 있으면 어느 정도 시도는 해 볼 수 있을 정도로는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상경하며 자취방에 피아노를 들고 올 수는 없으니 의도치 않게 한 5년 정도 피아노를 쉬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배우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두 번째 취미, 바로 ‘기타’다. 피아노보다 훨씬 쉽고 유튜브로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마법의 악기!…라고 들었는데, 아직 내가 칠 수 있는 것은 간단한 입문 곡도, 왕초보를 위한 코드도 아닌 ‘도~도’이다. 비록 지금은 미약하지만 언젠가는 또 다른 든든한 취미가 될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기타 줄을 튜닝해본다.


3. 덕질

“사. 랑. 해. 요!”


사실 덕질은… 취미보다는 인생에 가깝다. 실제로 중요한 시점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고, 제법 괜찮은 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내 취미가 보컬, 기타, 피아노처럼 음악 쪽으로 빠진 것도 이들의 영향인 것 같다.


학창 시절 힘든 시기를 목소리로 위로 해준 소녀시대를 통해 노래의 매력을 깨달았고, 연주를 통해 화음을 쌓아가는 엔플라잉을 통해 밴드 사운드의 묘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간에 덕질은 내 ‘인생 취미’다. 다른 이의 모습을 통해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지고 싶을 때, 여러분도 누군가를 덕질해보시는 건 어떠실지.


4. 글쓰기

“얘는 진짜 애증이야…”


글. 글쓰기는 정말 애증이다. 논술로 대학을 갔다. 그리고 취업을 하려면 또다시 논술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1차 필기시험이 논술전형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보니 먹고살려면 어느 정도 글을 잘 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어렵다. 글 잘 쓰는 법은 아직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편에는 부담 없이 뭔가를 쏟아낼 때는 꽤 재미있기는 하다. 이런저런 말을 통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누군가 그 글을 읽고 공감을 해주는 게 좋다. ‘소통’이라는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순간만큼은 글쓰기가 진정한 취미가 되는 것이다. 다만, 애정을 가진 취미고 밥벌이와 연관되다 보니 조금 더 욕심이 나 때때로 나를 힘들게 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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