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2일 금요일
기온은 낮지 않은데 나만 조금 춥다 느낀 날.
어딘가는 비가 온다고도 했던.
안과에 간다.
접수하고 기다린다.
조마조마
차례차례
간호사 선생님이 안내하는 대로
검사하고 다음 검사하고.
의사선생님이 내 눈을 들여다본다.
자세히 들여다본다.
살짝 마취하고 또 들여다본다.
콩닥콩닥
내 눈을
이렇게 오랫동안 봐준 사람은 누가 있었을까?
내가 아기였을 때 엄마,
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엄마,
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 엄마,
내가 군인이 되었을 때 엄마,
내 곁에서 세상을 떠나갈 때 엄마.
"괜찮아요."
각막이 조금 두꺼운 편이고
안압이 높은 편이지만
나는 괜찮다.
안도한다.
실은 녹내장일까 조마조마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 생각했다.
만약
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면
누가 내게 눈을 줄 수 있을까?
엄마.
내 눈을 가장 오랫동안 봐준 사람.
그래서 엄마.
유독 아들한테 눈멀었던,
먼저 세상 떠난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