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의 창업일상] #2
청춘남녀의 창업 일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누가 로댕이고 주디이고 조이인지 알지만 우리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은 누가 누구인지 잘 모를 것 같았다. 그래서 '굳이'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간략하게나마 '내 기준'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1) 직진(진이) :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하고야 마는 '무한 긍정'의 이상주의자로, 직진(直進)을 따와 이름을 지었다. 이번 [청춘남녀의 창업 일상]을 주로 쓰고 있는 글쓴이이며, 팀의 얼굴 마담을 맡고 있다.
2) 로댕 : '소가 여물을 끝없이 되새김질한다면, 로댕은 생각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농담) 로댕은 생각이 깊고 매사에 신중하다. 우리 팀에서 큰 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감정 기복이 심한 동생들 사이에서 차분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우리 팀의 마케팅 최고 담당자이다.
3) 주디 : 맞다. 주디는 올해 개봉한 영화, 주토피아의 주인공 이름이다. 주디처럼, 어려운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끈덕지게 본인이 원하는 일을 추진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작명했다. 또한 주디는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일처리를 진행하는 '일당백(一當百)'의 현실주의자로, 우리 팀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주고 있다.
4) 조이 : 막내인 듯 막내 아닌 막내 같은 너, 조이. 나이로 따지면 막내이지만, 내부의 실질적인 서열 상으로는 주디 다음으로 높다. 우리 팀의 '비타민' 역할을 독톡히 해주고 있으며, 겉으로는 늘 웃고 있지만 속은 여릴'지도 모르는' 조이이다. 우리 팀의 교육 콘텐츠를 도맡아 작업하고 있다.
지난 이야기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 네 명은 창업동아리 활동을 함께 기획하기 위해 처음 만났다. 지금도 우리의 첫 만남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그 날은 2015년 12월 29일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인계동 뉴코아에서 저녁을 먹기로 약속하고 1층에서 만난 우리는, 멋쩍은 인사를 하며 어색함에 서둘러 식당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여느 모임의 첫 만남에서처럼 서로 간단히 소개를 하고 밥을 먹으며 2016년 한 해 활동을 계획했는데, 그 와중에 나와 주디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바로 교내에서 학우들을 대상으로 과일을 한 번 팔아보자는 것이었다. 즉, '장사'를 한 번 해보자는 것이었는데, 이 생각은 우리가 지난 연도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지나가듯 안건으로 올라왔던 아이디어였다. 뜬금없는 제안이었지만, 로댕과 조이는 당황하지 않고 우리의 제안에 관심을 보였다. 평소에 이런 류의 프로젝트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두 사람의 긍정적인 반응 덕분에 우리는 본격적으로 이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당시 우리가 주목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았다.
교내에서 학생들이 쉽게 과일을 섭취할 수 없다. 교내 매점은 과일 관련 품목을 전혀 팔지 않고, 교내 식당 역시도 과일을 포함한 식단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통학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집에서 과일을 섭취하거나 싸올 수 있지만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의 경우, 학기가 진행되는 기간 내에는 일부러 챙겨 먹지 않는 이상 과일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는 오랜기간 해결되고 있지 않았지만 해결책은 단순해 보였다.
누군가 교내에서 과일을 팔아주면 된다.
문제 자체가 단순해 보였기 때문일까? 우리 네 명은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 만났다는 어색함이 무색할 정도로 재미있게 이 문제에 대해 토의했고, 결국 우리가 한 번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결론이 내려졌다. (원래 이 모임의 목적이 2016년 창업동아리 활동을 계획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이 제안을 꺼낸지 불과 몇 시간만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여기서 우리 팀의 한 가지 특징을 볼 수 있는데,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면 그 일을 하기로 결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사를 해보기로 결정을 내리고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구상한 방법은 과일컵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제철 과일을 한 입 크기로 잘라 커피 컵에 담아 팔자는 것이었다. 크기는 L사이즈와 M사이즈로, 가격은 3,000원과 2,500원, 판매 시간은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장사라는 것이 무지 단순한 일인 줄 알았다. 실제로도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려본 과일 컵 장사는 간단했다. '그냥 과일과 컵을 사서 컵에 과일을 담고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팔면 되는 거 아니야?' 이것이 우리가 구상한 이번 장사의 전부였다. 하지만 말의 뉘앙스에서 이미 느껴지듯이 이 생각은 한참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절대 단순한 일이 아니였고, 장사라는 것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이 현실을, 결정을 내린 그 당일까지는, 아니 적어도 기획을 시작한 일주일 정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 계속]
청춘남녀가 120일간 한국, 중국, 미국을 돌아다니며 44인의 창업가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청춘남녀의 한중미 창업탐방기 :)
http://www.bookk.co.kr/book/view/6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