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문제의 사회적 투입 비용 절감
지난 2019년 가을학기, 미래의 갈등관리 수업을 수강하면서 흥미로운 과제를 한 가지 수행했다.
일상의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 중, 그 단어의 정의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몇가지나 되는지,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나오는 수많은 단어들에 대해 우리는 각자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용하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나 그 유래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할 때가 꽤나 있다.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누군가 대화를 진행하다 무언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고 서로 다른 이야기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화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공통의 주제, 단어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라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와의 대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다.
가령 결혼, 직업 등 우리가 쉽게 마주하는 수 많은 갈등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단어에 대한 각자의 정의와 생각이 전혀 다름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우선, 대화가 통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생각하는 그 단어의 정의를 설명하고 차이점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시작으로 공통으로 합의된 단어의 정의를 결론 짓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좀 더 확장해 사회에 적용시켜본다면 우리가 마주하는 수 많은 사회적 문제, 나아가 공공문제에서 볼 수 있다. 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각자의 입장과 환경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의 정의를 가지고 접근한다.
즉 다시 말해, 한 공공 문제에 대해 정부/기업/사회 등 집단 내에서는 다수의 논의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논의 중에 오고가는 주요 단어에 대한 이해가 상호 간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상호 간에 합의하지 않는 이상 논의의 결론이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개념을 정의하고 서로를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투입되면 이는 곧 자원의 낭비와 같다.
이 부분은 정치 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가령 국가 발전이라는 단어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정치계는 국가의 발전이라는 그 당위성과 목적에는 공통적 견해를 갖지만
국가 발전의 합의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고, 제 각기 발전에 대한 관점을 갖는 그 시작점이
달라 근본적 합의에 도달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결국 이는 끝 없는 소모적 논쟁으로,
가만히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으면서
너무나도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신기한 현상을 목도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논쟁은 소모적 비용 발생으로 귀결돼 국가 발전에 오히려 해가 되는 비용이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해한 본 과제의 목적은 단어의 개념을 명확히 하여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개념의 모호성으로 비롯된 자본/시간의 소요와 낭비를 방지하는 것에 있다고 보았다.
비록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같은 단어에 대한 소모적 논쟁으로 발생하는 그 투입 시간과 비용과 대비한다면
그 근본 문제를 해결하 수 있다는 점에선
오히려 보다 경제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한 단어라도 그 단어에 대한 정확하고 합의된 정의가 분명 필요하다.
갈등
갈등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이나 집단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목표나 정서들이 충돌하는 현상[심리학용어사전, 접속일자 : 2019. 11. 13.(수)]을 의미한다. 이 갈등의 의미는 개인과 집단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개인에게 있어 갈등은 내면적 갈등과 외면적 갈등으로 존재한다.
내면적 갈등이란 개인의 정서 혹은 가치관과 연관된 부분으로, 타인이 이해하거나 접할 수 없는 본질적으로 자신만이 이해 가능한 범위의‘사고’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외면적 갈등은 타인과 함께 공동체를 구성하며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이는 다음에 나올 집단의 갈등과 이어지는 개념으로, 집단은 개인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개념이다. 공동체 내에서의 갈등은 개인의 서로 다름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하나의 작용점이다. 개인이 존재하고 그 개인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공동체 내에서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갈등이라는 단어는 사회적으로, 특히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단어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다. 그러나 개인에게나 집단에게나 갈등은 부정적 결과만 도출해내는 요소는 아니다. 갈등이란 개인에게는 자아 발전과 성찰을 위한 작용제로, 사회에게는 사회의 변화를 견인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 갈등은 한 사회의 역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작동하기도 한다. 결국 사회 발전의 관점에서 갈등은 긍정적 요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