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age 레포트 [3]
이번 봄 학기 정호섭 교수님(前 해군총장)의 '미중해양패권경쟁과 한국의 해양안보정책' 수업을 들으며 과제로 수행했던 1-Page 레포트 세번째다. 매시간 국가 전략을 고민함에 있어서 유익한 컨텐츠와 질문들로 구성되어 수업과 과제를 진행하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양팽창은 다방면에서 볼 때 한국 해상교통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장애물이다. 먼저, 직접적인 한국의 입장이 아닌 국제정치의 관점에서 남중국해는 미·중이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대표적인 요지(要地) 중 하나이다. 전 세계의 해양을 대상으로 해양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입장에서 남중국해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미군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이곳에서의 분쟁과 이해관계 조정은 곧 미·중의 패권경쟁의 한 양상(樣相)으로 해석된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남중국해는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으로부터의 공세(攻勢)를 저지하는 방어선의 확보 측면으로 작용하고,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하나의 방어선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 정책으로 미·중 양국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남중국해가 단순히 미국의 입장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G2 간의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인 한국의 입장에서도 남중국해는 중요하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해상교통로로서의 중요도가 높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국가들을 살펴봐야한다.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로, 한국의 주요 수출·입 대상 국가이다. 특히 최근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경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넘겨받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지역이다. 그리고 이 지역에 접근하기 위해 남중국해라는 해상교통로의 가치는 한국에게 매우 중요하다.
남중국해는 또한 한국이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이다. 현재 위치상으로 남중국해를 경유(經由)하여 한국에 도달하는 것과 남중국해를 우회하여 도착하는 것은 단순히 물류 투입 비용만 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면서 원유의 불안정적인 공급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곧 한국 경제의 불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의 전략적 역량이 훼손되는 원인이 될 것이고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지역안보 이익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남중국해는 표면상으로 그 인접 국가와 중국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구역이 아니다. 단순히 지리적 관점에서 바다를 차지하려는 것이 아닌 미·중 간 세계 패권경쟁의 주요 핵심이익이 연관된 지역인 동시에, 한국의 경제/안보와도 직결되는 구역이다. 우리는 이점을 주지(周知)하여 적극적인 외교활동에 나서야 하며 동남아시아 국가와 보조를 맞춰 지역 해양안보를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직접적인 중국과의 대결구도가 아니라 동남아 국가와의 협의체 구성 혹은 국제 협력 기구를 통한 동아시아 평화 체계 구축과 같은 전(全) 공동체적 관점의 외교 노력이 현명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