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3-
필자는 어려운 헬조선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우리 청년세대를 연민한다. 하지만 연민만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법. 이번에는 청년세대에게도 쓴소리를 해볼까 한다.
필자가 앞서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서 청년세대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는 했지만, 필자가 표한 것은 연민일 뿐 동의가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회에서 자랐다고는 하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실업문제나 주거문제가 우리에게서 출발한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의 문제가 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주어진 환경을 탓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해결을 위한 행동과 의무는 소수의 청년들에게만 부여되었고 대다수의 청년들은 현실에 대한 불평만을 늘어놓은 채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내지 않는 비겁. 대부분의 우리는 현실 앞에 비겁했다.
시위는 너무 정치적인 것 같다고, 운동권 같다고, 그래서 싫다고 말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의 정치적이라서, 운동권 같아서 싫다는 그 한 마디에 무슨 대안을 담고 있냐고. 그저 싫다고만 말하며 자신은 정치적이지 않은 순수한 인간인 척, 운동권 아닌 정상인인 척하고 있을 뿐 아닌가? 실상은 아무런 대안 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기에 바쁠 뿐인 인간이면서 말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에도 문제에 아무 관심도 없이 오늘 저녁 친구랑 마실 한 잔의 술이, 인스타 인증이 더 중요한 당신을 위해 곳곳에서 싸우는 청년들이 있다. 내가 아는 몇몇 청년활동가들과 이름 모를 활동가들, 국회에 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청년 출마자들이 그러하다. 각자 방향성이 다를지는 몰라도, 최소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뭐라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존중받을 만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당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던, 욕을 하던, 안 하던 당신을 위해 일 할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사회가 당신을 포함한 모든 청년들이 잘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거니까.
다소 표현이 거칠었던 것 같다. 하지만 했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다 할 지지도 없이 청년문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청년들의 땀과 눈물에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말이니까. 동시에 대학생활 동안 필자가 이런저런 운동들을 진행하며 느낀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니까. 그럼에도 필자 또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을 청년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투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이렇게 앉아서 글을 쓸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필자가 비판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청년문제 해결에 모든 것을 바친 투사가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고, 그 외에도 소중한 것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우리 삶의 작은 자리에서라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실천을 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문제와 관련된 담론을 지인들과 이야기해보고, 공부해 보고, sns에 의견을 개진해 보는 등 말이다. 이런 개개인의 노력이 지극히 작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노력을 하는 사람이 천 명, 만 명, 십만 명이 된다면 처음에는 작았던 흐름도 어느새 거대한 흐름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청년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활동을 하는 기구가 없는 것도 아니니 그 흐름 속에서 구심점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것이다.
지금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구심점조차 생긴 상황이 아니라서 자세한 활동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구심점을 만드는 것이고, 구심점은 개인들의 작은 관심들이 모여 형성된다. 지난 촛불 혁명을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몇 사람의 폭로와 촛불로 시작했던 운동에 하나이던 촛불이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면서 어느새 나라를 뒤덮는 불꽃이 되어 대통령 탄핵이라는 혁명을 만들어 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변화 또한 기본적인 원리는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같은 지점을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지가 중요하다.
변화의 길은 결코 멀지 않다. 당신이 청년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는 순간, 의견을 내는 순간, 작지만 변화는 그곳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