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로 90년생 입니다.

-국회 유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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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피스를 발견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청년은 왜 실업문제를 겪고 있을까. 실업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경제성장률산업구조를 들여다보자.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그만큼 서비스나 상품을 생산, 개발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업이 상품을 더 많이 팔수록, 새로운 시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클수록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된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상품이 많이 팔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구매할 돈이 있어야 한다. 나라의 경제가 호황을 맡이 했을 때 소비자들은 전 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한다. 호황이 아닐 때 보다 소득이 늘기도 하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 호황기에는 소비자의 소비와 기업의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을 이룬다.


IMF 전까지 대한민국은 기적에 가까울 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83년에는 무려 13.2%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18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7%, 중국은 6.6%이다.)하지만 이후 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경제성장률이 70, 80, 90년대 초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졌다. IMF가 터진 98년 경제성장률은 –5.5%로 곤두박질쳤고, 이 양상은 08년 금융위기 때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경제성장이 침체되자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소비가 줄어들었고, 소비 감소로 상품 판매 수익이 줄어든 만큼 기업 또한 이전만큼 인건비에 비용을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업의 인사 정리와 비정규직 생산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고용의 불안정성은 높아졌고, 예전에 비해 취업의 기회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경제성장이 침체됨에 따라 사회적 여러 기회들이 고갈된 것이다.


문제는 경제성장률에만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또한 실업 문제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17년 기준 중소기업의 사업체에 수는 360만 개로 전체 사업장 수의 99.9%에 달한다. 전체 취업자 2,672만 명 중 75%는 임금근로자이며, 이 중 중소기업의 종사자는 1513만 명으로 사실상 임금근로자의 태반이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는 점과 고용의 상당 부분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에 따르면 18년 상출기업 영업 이익 중 대기업은 127조 원으로 전체의 44.74%을 차지했고 이중 중견, 중기업을 제외한 소기업의 영업이익은 4.4%에 그쳤다. 0.1%가 시장 이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수요는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기회이다. 기업이 시장에서의 수요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만큼 일자리를 창출한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수요에 비해 창출하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대기업이 이미 대부분의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성장할 기회를 포착 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나 마찬가지인 상황. 더불어 로봇, AI 기술의 발달로 산업의 자동화 범위가 점점 넓어짐에 따라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몇몇 전문가는 소멸되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말하지만 소멸되는 것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인지가 불확실한뿐더러, 늘어나는 것은 특정 전문분야의 일자리일 뿐 대부분의 IT, 공학계열의 지식이 없는 사람에 대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정부가 중소기업에 고용 보조금을 주거나 창업을 독려하는 것이 아닌 산업구조 전반의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에게 보조금을 주고 청년에게 창업을 독려한다고 해도 시장 자체에 기회가 편중되거나 고갈된 상황에서 그들이 시장에 무사히 정착하기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같은 천재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기도 하지만 우리가 모두 그들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물론 정부의 지난 몇 년간의 혁신, 창의, 융합 등의 유행어를 보았을 때 실제로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경제 뉴스의 한 기사에 따르면 2014년 20대가 창업한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1년 53.4%, 2년 36.0%, 3년 26.6%이다. 3년만 지나도 73.4%의 청년 창업인은 시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럼 4년은, 5년은? 10년이 지났을 때 자신의 창업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갈수록 기업에서의 조기 명예퇴직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청년창업의 이와 같은 극악의 성공률에 비교할 수는 없다. 20대 창업의 성공률은 전체 창업성공률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를 보인다. 20대는 30~50대 중장년층에 비해 전문기술을 쌓을 시간이 없어 음식점 등 비교적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서비스업을 주로 창업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이다. 애시당초 창업은 20대 청년보다는 전문기술을 연마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층에게 알맞은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창업은 로또와 비슷한 확률게임 일지도 모른다. 다른 것이 있다면 로또는 많아봐야 5천 원 만원을 내면 되지만 창업은 인생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창업의 끝에 약속된 원피스 따위는 없다. 고된 창업 끝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는 3년에 26.6%라는 극악의 생존율과 실패 끝에 찾아올 빚더미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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