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만나던 사람과 만남이 뜸해지면 은근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지금쯤 연락이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럴리는 없겠지만 나를 잊었나...
심지어는 연락도 못할 만큼 설마 어디가 아픈가...
내가 먼저 연락해서 만나자고 할까 하다가 서로 대화한 마지막 카톡을 보면 연락 준다고 했으니까 기다려 보자며 소심하게 마음을 접는다.
꼬마시절에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꼭 여기 이 자리에 가만있어. 어디 가면 안 돼.' 하고 잠시도 자리를 뜨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처럼 상대방의 연락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기다려 보기도 했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연락이 닿아서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면 생각보다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잘 지냈으면 다행이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태연스레 얘기하지만 사실 살짝 배신감이 느껴질 때도 있고 그동안의 우리 사이가 예전 같지 않은 생각에 소홀해진 것 같아서 때로는 아쉬운 생각도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얘기가 생각이 났다.
사람사이의 좋은 관계를 표현할 때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자주 만나는 게 다가 아니라고. 연락 없이 지내다가도 오랜만에 만나면 아무렇지 않게 반갑고 편한 사이가 좋은 사이라고 진심인 관계에 대해 얘기 듣곤 했다. 생각해 보면 사는 게 바빠서 자주 못 보지만 그런 사이가 몇 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본 사람 마냥 편한 사람, 편한 사이 말이다.
관계에서 조바심이 느껴질 때는 이 이야기를 세기면서 조금 느긋해지기로 했다.
남을 관계는 언제나 남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