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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인규 Dec 04. 2018

남들 따라가는 여행, 정말 최선일까?

유명한 도시와 아름다운 도시, 그 미묘한 차이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든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여행지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여행지만을 바라보고 가기에 우리에게 알려지는 곳은 일부뿐이죠. 국내여행을 다닐 때도 잘 알려진 곳을 위주로 가는데 자주 가지 못하는 해외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누군가 여행을 갔다고 하면 대체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가령 일본을 갔다 하면 도쿄, 오사카. 이탈리아를 갔다 하면 로마, 베네치아. 베트남하면 하노이 혹은 호찌민 정도가 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이드북을 보면 유명 관광지 위주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고 여행을 다녀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명한 관광지를 가기에 추천을 받은 사람들이나 알아보고 가는 사람들도 대부분 그곳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나라 내에서 인지도 낮은 곳과 관광객 차이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꼭 유명한 도시만이 최고의 여행지일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관광지라는 것이 수학처럼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주관이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곳 이라도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유명한 관광지를 주변 사람의 강력한 추천으로 갔다 왔으나 별로였다면, 본인에게 그곳은 평범한 관광지일 뿐인 겁니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느낌이 없을 수가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별로 인 것이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관광지가 될 수가 있는 것이죠. 유명하지는 않아도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향의 기준은 모두가 다를 테니까요.





제 경험을 말해보면, 먼저 저는 가이드북으로 베트남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하노이, 호찌민, 훼 등 유명한 곳은 20페이지가 넘게 자세히 설명되어있지만 무이네, 달랏 등 인지도가 낮은 곳은 4~5페이지로 인기는 없지만 없으면 또 안 될 것 같아 넣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노이, 호찌민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게 되었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무이네와 달랏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가게 된 두 곳이었지만 베트남에서 진정으로 즐거웠던 시간은 그때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하노이나 호찌민은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 혼잡하고 생각 이상으로 거리가 지저분해서 불평만 했던 것 같습니다.


무이네 화이트 센드, 레드 센드
달랏 코끼리, 산악 카트라이더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로마와 베네치아만 가려했지만 시간이 남아서 한 곳을 더 가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유명해졌지만 몇년 전만해도 로마와 배네치아에 크게 가려진 피렌체였습니다. 하지만 두오모라는 거대하고 화려한 성당, 환상적인 도시 그 자체를 보니 안 왔으면 정말 후회할 뻔한 곳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베네치아의 물로만 이루어진 신비로운 풍경도 좋긴 했지만 피렌체의 분위기는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한 것 같습니다. 같은 나라 내에서도 도시별로 이렇게나 다를 수 있구나를 깨닫게 해준 곳이었죠. 만약 기회가 닿아 다시 한번 이탈리아를 간다면, 고민없이 이곳을 먼저 들릴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여행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인지도가 꼭 답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피렌체 두오모 성당, 전경




첫 해외여행이 30일간의 유럽여행이었는데, 그때의 생각은 언제 또 갈지 모르니 최대한 많은 나라를 가보자! 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각 나라 당으로 1곳 내지 2곳이 최대였죠. 물론 유명한 만큼 최고의 만족도를 준 곳도 있지만 생각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망한 곳도 많았습니다. 또 반대로 인지도는 낮았지만 최고의 만족도를 준 곳도 여럿이었지요. 여행이 참 매력적인 것이 바로 이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명한 곳은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도 훌륭한 곳이 넘쳐나니까요. 전 세계여행이 목표지만 아무리 여행을 많이 가도 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한 나라의 진정한 매력을 알기에도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이제는 남들이 알아주는 여행지가 아닌 저를 위한 여행지를 찾는데도 많은 시간을 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인생 여행지를 찾는 것이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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