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우울에게
너와 친구는 될 수 없을 것 같아.
오늘의 우울에게 편지를 쓴다.
나에게서 떠나지 않는 이유를 묻고 싶어.
아니. 언제부터 내 곁에 머문 것인지를 먼저 묻고 싶기도 해.
그리고 언제 내 곁을 떠날 수 있는지, 그럴 수는 있는 것인지도.
잠시의 틈만 보이면 어느새 와있는 너를 친구 삼아 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 그런데 그건 되지 않더군. 가끔은 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 볼까도 했지만 네가 없는 나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들이 사실은 더 커.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고 네가 또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서로가 존재하는 의미가 있을 텐데. 나는 그걸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었어.
나는 너에게 이렇게 자리를 내준 것으로 뭔가를 해준 것만 같은데.. 이제 네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