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이 미친 계절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
미친 독일 계절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 계절을 이렇게 부르곤 한다. 미친 계절.
나를 미치게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고자 한다.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나를 한없이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마음을 하루 종일 느끼면서도 가끔은 그저 없는 것인 양 외면도 하고 알아차렸을 때도 하던 일들을 꾸역꾸역 해가며 그렇게 버티는 날들이 시작되었다.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야 한다. 어떻게 단 한치도 덜 괴롭게 느껴지는 날이 없을까?
똑같은 만큼의 괴로움을 이겨내야만 살아지는. 시지프스의 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줄 만 쓰는 거야 라는 다짐을 하였건만 한 줄도 못쓴 날들이 많다.
나는 주어진 일들을 해나간다. 일주일 네 번의 정규 수업, 준비, 공증 번역, 법원과 공증 사무소 통역 일, 그 외에 아이들을 수영장으로 나르기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하는 일마다 매일매일이 자신이 없다. 최소한 요즘의 나는 그러하다.
완벽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자만 때문인 것일까? 이렇게 자신 없어하는 이유는?
하지만 그 마음을 잦아들게 하는 방법은 도무지 터득되지 않는다. 괜찮으려 해 봐도 남들이 평가하는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
이 미친 계절에 나를 끌어올릴 궁리를 하고 있다.
버티며 지내고 싶지 않은데 그저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