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살아낼 수 있겠습니까?
2019 Was nimmt man so vor?
또 한 해를 살아냈다.
2018년 새로 받은 다이어리 앞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 본다.
늘 무엇인가를 적어두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는 터라 다이어리의 반 정도는 채웠다.
내가 적어 두었던 첫 페이지의 글귀는
작년 한 해는 참 빠르게도 흘러갔다. 이 속도라면 내가 평균 수명 정도를 살아 낸다 하더라도 남은 삶 자체도 그리 길게 느끼지 못할 것 같다.
---------------------- 까지 적어 놓고 2019년 9월 2일 여름을 다 지나 이 글을 이어 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녔구나.
나는 또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고 자신 없다 없다 하면서도 주어진 일들을 꾸역꾸역 하나하나 해왔다.
독일에 방문하신 한국의 VIP 정치인들의 소통을 돕고 새로운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대기업에서 독일어와 한국어도 가르쳤다.
이제 한국학 대학원 논문을 써야 한다는 커다란 숙제 하나를 머릿속 몸속 어딘가에 깊숙이 가지고서 이런저런 일상의 숙제들을 또 해나가고 있다.
내가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 살필 새도 없이 행복했다가 조금 불행했다를 반복했던 것 같고 요즘은 나이먹음이 조금씩 실감 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급격히 달리는 느낌이 자주 든다.
아! 그리고 내 평생의 숙제였던 운전을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그것이 정말 꼭 기록해야 할 큰 일이었다.
면허는 그 누구보다 빨리 따놓고서 몇십 년을 두려워만 하던 일이 운전이었다.
삼 개월 전부터 제대로 용기를 내었고 이제는 곧 잘.. 내가 가야 할 곳에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 일을 해내고 있다. 여전히 아우토반은 무섭지만..
2019년의 여름을 막 지나면서 새롭게 세운 계획이 있다.
나는 무엇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는가 또는 얻고 싶은가를 끊임없이 생각한 끝에 !
영감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힘을 얻고 이게 나에게는 참 중요한 무엇인데 여기에서는 그런 존재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동안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집에만 있느라 사람을 찾아 나서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는 일이 바쁜데 시간도 여유도 없었고.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남녀노소 인종 가리지 않고 마음을 열고 있다. 누구라도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리라. 그리고 나다움을 찾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보리라고. '매력' 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을 장기적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다.
재밌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 내가 삶의 퀄리티를 위해 꼭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 깨달아진다.
지위와 돈 , 권력이 주는 아우라는 잠시 그 사람을 대단하게 보이게 할 수는 있을지언정 오래 머물게 하는 매력은 결코 그런 것에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하기도 했고.
백 살이 되어도 우리 아이들이 내게 다가와 일상의 소소한 대화로 말을 걸 수 있고 누구와도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여유와 친화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어찌보면 지극히 나의 삶의 질과 관계가 깊은 목표를 2019 년의 9 월에 다시 잡게 된 것이 새롭다.
2019년을 잘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