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이 거짓말이겠지.
내 기대치는 도대체 어디쯤에 있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저 너무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듯이 느껴지고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니면 긴장을 풀기 위해 지나치게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려고 하다 보니 늘어져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들이 스스로 느끼기에 많은 것 같고.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몸에서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내는데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많이 아플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 느껴진다. 그래서 남는 시간 아니 억지로 시간을 내서라도 몸을 먼저 챙겨야 하는데 남는 시간에는 긴장을 푸는 게 중요하게 느껴져서 한없이 늘어져가는 것 같다.
박차고 일어나서 아름다운 우리 집 근처를 돌아다니자. 오늘 선영언니가 보내준 아름다운 음악 선물까지 아껴두었으니 나가서 걸어야겠다.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한들 내 몸이 함께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 일꼬.
그냥 나가자 그냥. 숲세권 밭세권인 우리 집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