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아껴야 한다는 것

무한으로 사용 가능하다 생각했던 나의 자만

by 희망은나의것

지난여름, 난생처음으로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나는 그간 인간의 노력, 정신력 그런 것들로 얼마든지 뇌는 무한대로 사용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과부하가 걸릴 만큼 뇌를 써본 기억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그 믿음이 깨질 일도 없었다. 한 번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것 같은 나의 뇌를 언젠가는 최대한 사용해서 아직도 많이 남은 것 같은 내 삶을 한 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뇌사용'에 대한 욕심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참 늦게도 먹은 나머지, 그리고 다른 것들도 놓지 않고 모두 병행하면서... 그 뇌를 최대로 사용한 결과... 나의 뇌는 아마도 미치거나, 꺼지기 전에 빨간 등을 켰다. 어제까지 잘 나가던 차가 갑자기 길 한가운데서 퍼질 수도 있는 것처럼. 참 몸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 애는 그냥 두면 계속 이런 식으로 나를 사용하겠구나' 싶었는지 하나씩 하나씩 전원을 끄듯이 여러 가지 기능들이 성능을 확 떨어트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느껴졌던 것은 나의 뇌. 네다섯 시간 쉬지 않고도 집중하고 공부하는 것을 계속했었는데 한 번 큰 시험을 보고 난 후 확 몸과 마음이 바닥을 치는 듯 느껴지더니 다시 내가 원하는 트랙으로 도저히 올라오지 않았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던 나는 따라오지 않는 체력에 너무 당황하고 실망했다. 일주일을 쉬어보고 이주일을 쉬어보아도 이전의 컨디션과 특히 뇌효율은 영 돌아오지 않는 것 같았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러다 정말 지금껏 해온 것들을 다 포기하게 되는 건가' 하는 불안이 하루도 몇 번이나 나를 괴롭혔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알았지만 실제로는 악으로 깡으로 어떻게든 '정신'으로 버텨보겠다 했는데 그 '정신'이라는 것이 알고 보니 물리적인 힘으로 돌아가는 체력의 일부였다. '공부 무기력'이 장기간 이어지자 뭔가 결단을 내지 않으면 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질질 끌며 내 불안은 더 커지기만 했다. 한 학기 휴학을 하자.라는 당시에는 참 괴로운 결정을 하고 학교를 쉬기로 했다......... 글을 길게 쓰는 것도 잘 못할 만큼 내 상태가 아직도 완전하지 않아서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잇도록 한다. 브런치에 조금씩이라도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한 것이 다시 힘을 내어 한 발짝 내딛는 몸짓의 하나가 되었기에. 완벽주의를 버리기. 그래서 글도 쓰다 이렇게 끊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이렇게나 여행을 다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