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프맨작가 Jun 08. 2024

100-27, 직장인 작가 야근 밤새움의 깨달음

밤새워 글쓰기 책 읽기 생각하기


한 달에 한번 정도 밤새우며 당직 근무를 합니다. 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절대 고요입니다. 한밤 새벽시간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온전히 나를 만나는 밤새움이 특별한 시공간을 제공합니다.




첫째, 야간 근무자들의 밤은 뜨겁다.


2교대하는 야간 근무자들 작업자들의 고생이 너무 많습니다. 젊어서 해낼 수 있는 고생이 꼭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만, 베트남의 젊은이들이 야간근무를 통해서 건강이 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딸보다 젊은이들이 매일 새벽시간을 통과하여 아침까지 밤샘근무를 하는 것은 비록 그들의 선택이지만 어려운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생각됩니다. 남들이 잠을 취할 때 일을 해야 하는 그들, 세상에 그들이 있기에 밤에도 빛이 나겠지요. 우리들이 달게 자는 밤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안전하고 편안하게 잘 수 있겠지요. 그들의 밤은 뜨겁고 그들의 뜨거운 밤에 고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야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물류창고에서 밤샘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거칠게 살아오신 것도 아니고, 야간 근무 수입이나 기회가 있기에 그렇게 밤샘작업을 하신 겁니다. 저는 하룻밤 근무하고 그다음 날 온몸에 몸살이 나서 들어 누웠지요.


밤샘 작업을 하면서 야간 작업장의 열기에 지친 몸을 이끌고 바깥공기를 마시러 나갑니다.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한밤, 새벽 2시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됩니다.  




둘째, 밤시간에 깨어있는 자신을 발견하다



고요한 시간 세상이 모두 잠들고 있는데, 나만 깨어있는 것 같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수면 시간에 깨어있는 나의 모습이 덤으로 시간을 얻는 것 같아 대견합니다. 깨어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세상을 지키는 영웅 같은 착각도 하고요. 밤시간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자고 있는 새벽 2시~4시 이 시간에 나와 얘기를 합니다.


"멋지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구나! 고마워!"

이렇게 어깨를 토닥거려 주고 또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100% 완성된 인간도 없고 우리는 미완의 존재이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구나!"

이렇게 등을 때려주고 가슴을 어루만져주게 된답니다.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직장생활에서 담당 당직 근무를 책임감으로 하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도 됩니다. 하기 싫다고 안 할 수도 없으니까요.. 생업의 책무가 무겁지만, 우리의 삶을 굳세게 지켜주는 일터이기에 소중합니다. 깨어있는 하루 열심히 일한 후 취하는 휴식, 수면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렇게 나에게 묻게 됩니다. 살면서 왜 질문을 멈추면 안 되는지 다시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글을 쓰려고 하나요? 무엇 때문에 책을 읽고 생각을 하나요?"

이런 질문들을 수십 번 수백 번 하였습니다.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고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랍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아무런 깨달음 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은 꼭 후회를 가져올 겁니다.

직장생활 일터가 중요한 만큼 나 자신의 자아를 성장시키는 일도 중요한 것을 깨닫습니다.



고대 인도의 우파니샤드에서 4가지 인생의 단계를 알려줍니다.

1단계 : 공부하는 단계, 오늘날 보통 20세 중, 후반까지 공부하는 시절입니다.

2단계 : 어른이 되어 사회인으로서 일하는 단계, 결혼 후에 40대까지 사회인으로서 돈을 벌고 가정을 이끌고 세상의 일원으로 살게 되는 단계

3단계 : 깨달음을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 : 중년의 단계

4단계 : 모든 것을 놓아두고 수행자가 되는 단계, 죽기 전에 현실 세상을 등지고 숲으로 들어가는 단계



우리 모두 일하는 사람으로 2단계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언제인가 은퇴의 기회가 오겠지요. 3단계는 은퇴 이후에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년이라면 정말 어떻게 살 것인가? 왜 살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을 쓰게 된 것도 이러한 질문들에서 공부한 것, 깨달은 것을 글로 풀어보자는 다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단계에 진입한 것이지요.



직장생활인들은 모두가 자아를 해방시킬 수 있고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있기를 꿈꿉니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과연 몇 퍼센트일까요? 하지만, 꿈을 퍼센트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직장생활 생업에 충실하면서 자기만의 꿈을 이룰 텃밭에 이랑과 고랑을 만드는 계획을 합니다. 그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씨앗을 심기도 하고 물도 주고 발아되도록 노력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텃밭에서 자신의 꿈이 조금씩 키워가는 것을 보면서 깨달음의 시기를 보내게 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3단계, 깨달음 - 진정한 나의 꿈을 위해 사는 시기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인스타스램에 클릭하시면 달빛에 적은 글이 보입니다.>

밤샘 당직을 서고 새벽 3시, 피로한 눈을 비비면서 달빛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달빛에 드뷔시의 피아노곡과 꼭 잘 어울립니다. 몽롱하게 보이는 경계에 달빛을 담은 밤하늘에 깨어있는 중년 가장 직장인, 이렇게 글을 적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Instagram

https://www.instagram.com/reel/C72QSU0yTBn/?igsh=OGcxdTVnNTVuODRh



셋째, 밤하늘과 식물들이 모두 잠들지 않았다.


주변을 가만 돌아보니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빛이 깨어있고 식물들이 호흡을 하고 있는 것처럼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담벼락으로 보호되고 있는 일터의 정원 안으로 숨죽이면서, 나무들이 혹시 깰까 봐 조심스레 들어왔어요.

마치 잠든 것처럼 교요함을 즐기는 식물들은 나를 반기는 것처럼 아늑하게 안아준 것 같아요.
그 고요함에 꽃향기가 풍겨 나옵니다. 나무에 손을 갖다 대면 부드럽게 휘감아요.  


별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워하지만, 달빛이 환하게 밤을 지켜주었어요. 그 아래 식물들이 깨어나서 나를 반겨줍니다. 사람들이 잠드는 한밤 새벽에 식물들도 사람들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나 봐요. 그 곁에 식물들과 함께 숨을 쉬니까 새벽의 밤공기는 더욱 부드럽게 살랑거립니다.



혼자가 아니었어요. 밤샘을 하면서 정원에서 발견한 나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하늘에 구름 안으로 감추어진 별빛이 있었고, 정원에 잠들었던 나무들과 꽃들이 향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행복한 나를 찾아냅니다. 살아있는 것 - 깨어있는 것이 이렇게 감동적입니다. 밤샘을 해보면서 만나는 이 깨달음의 감동이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25,산책길은 치유, 음악 미술감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