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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프맨작가 Apr 10. 2023

스니커즈 수필

<스니커즈 사피엔스> 저자의 수필

스니커즈 정의의 변주곡의 다양한 해석을 해본다. 스니커즈는 힙합, 락밴드, 팝 뮤지션들의 열광적인 파트너다. 스니커즈와 젊은이들의 음악은 수많은 얘깃거리 주제들을 낳는다. 스니커즈는 인생의 다른 무대에서 음악처럼 각기 다른 음색이 다르게 연출된다. 1986년 아디다스와 힙합 그룹 런DMC의 1백만 불 협업 계약은 그중에 한 가지였다. 그때부터 유명해진 아디다스의 슈퍼스타 스니커즈는 지금까지 전설이 되었다. 힙합, 락, 팝뮤지션들과 스니커즈는 가장 잘 어울리는 패션 트렌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대중 팝문화와 스니커즈는 세상을 바꾸었다.  


스니커즈는 묵직한 모양이라도 가벼운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녀처럼 귀엽고 이쁘게 디자인된 것도 있고, 그와 반대로 심지어 고의적으로 못생긴 것도 있다. 스포티(Sporty)하다는 표현이 맞는 스포츠의 영감을 주는 스니커즈들도 있다. 안팎으로 높이가 높아지는 신으로 키높이 스니커즈도 있다. 그와 반대로 플렛슈즈라고 하는 밑창이 평평하고 낮은 스니커즈들도 있다. 스니커즈의 디자인 진화는 수많은 변주곡이 되어온 역사다. 


각기 다른 모양의 스니커즈들은 신는 사람에 따라서 또 어떤 풍경, 배경에서 신었느냐에 따라서 다른 음역, 다른 소리의 음색들이 보인다. 이를 신고 뮤직에 맞추어 몸을 흔들고 춤을 추어도 같지 않은 스니커즈들의 음역의 칼라들이 들린다. 


각기 다른 스니커즈는 음악의 변주곡이다.  좌우발로 연출된다. 마치 건반 위의 피아노 악기가 좌우손으로 연주되는 것과 같다.  스니커즈는 좌발 우발 각각의 모양이 결합되어 조화를 이룬다. 디자이너들은 이를 잘 안다. 특히 그래픽이 들어가는 스니커즈들은 좌우가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한 족을 이루는 흥미롭고 감각적인 디자인들이 주목을 끈다. 좌우가 한 세트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스니커즈는 좌발, 우발 각각의 부품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고, 외측 내측의 공간을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스니커즈는 결코 한 짝으로 완성되는 아이템이 아니다.  


달릴 수 있고 걸을 수 있다. 스니커즈는 러닝화, 조깅화, 농구화 등등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게 해 준다. 반면에 천천히 걷게도 해준다. 산책에서 만나는 스니커즈는 슬로 - 느린 속도의 생활, 여유와 사색의 삶이 스니커즈와 함께 하는 천천히 산책하는 속도의 걸음에서 만날 수 있다. 속도가 스니커즈에서 제어된다. 운동화가 무조건 빠른 운동을 위한 것이 아니고 오솔길, 둘레길, 산책길의 느린 워킹에서도 그 역할이 의미심장해지는 현대인의 속도 통제가 요청되는 삶이다. 포르테의 빠름도 아다지오의 느림도 스니커즈의 매력에 담겨 있다.  


스니커즈는 독주곡도 협주곡도 연주할 수 있다.  커플화를 신은 연인들, 부부들, 가족들을 본다. 그들은 같은 스니커즈를 신고 함께 걷는다. 그들의 신발을 보면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스니커즈의 브랜드, 패션, 칼라가 같이 동행하는 커플들이 같은 생각,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같은 스니커즈를 신은 커플들은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은 친구들끼리, 같은 동료들끼리 취향이 같은 동호인들 사이에 같은 스니커즈를 신게 되는 경우가 하나의 사회현상을 만들고 있다. 특히, 거리의 문화 리더들, 힙합 뮤지션, 아이돌, 축구, 농구 스타 등이 신고 있는 스니커즈들이 이를 따라가고 싶은 수십만 명의 마니아층이 생겨나는 것도 스니커즈의 협주곡 문화이다.  


이와는 반대로 스니커즈는 개별성, 개인적, 개인주의, 자신만의 패션이 강조되는 신발들이다. 스니커즈는 그렇게 태어났다. 신발이 태동한 것도 같은 이치다. 개인별로 발사이즈가 다르고 자신이 착화해 보고 구매된 신발이 다른 사람에게 잘 맞을 턱이 없다. 스니커즈는 심지어 개별적인 감성을 스스로 입혀보고 그림을 그려 넣는 사람들이 있다. 스니커즈에 그래픽을 스스로 그려 넣고 자신만의 문양을 새겨 넣는 사람들이 있다. 


스니커즈는 각기 다른 브랜드의 독특한 정체성(아이덴티티)이 있고, 스니커즈의 모양도 칼라도 천차만별이다. 모두가 개인들의 성향을 만족시키려 하는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의 제품들이 바로 스니커즈 신발이다.  


스니커즈를 피아노의 검은색, 백색 건반으로 표현하는 것을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물론 스니커즈의 문화가 흑인들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해 온 것도 사실이다. 스니커즈의 칼라는 반 이상이 백색 아니면 흑색일 것이다. 물론 흰색 또는 흰색계열의 캔버스 천이나 가죽이 스니커즈의 대부분의 칼라인 것은 시장에서 선호되는 칼라가 그렇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은색 갑피에 흰색의 밑창을 활용하거나 흰색 계통의 갑피에 검은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칼라디자인도 있다. 더불어 스니커즈의 칼라는 꼭 밝은 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레이계통의 단조 같은 칼라도 많이 신는다. 백색과 흑색 건반이 조화를 이루는 칼라와 대비의 조화가 아름다운 경우들이 많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전후 문화의 대표적인 것으로 히피문화는 유니섹스 패션 문화를 탄생시켰다. 

스니커즈는 정확히 젠더 구분이 될 수 있다. 여성화와 남성화 스니커즈의 구분이 된다. 물론 스니커즈의 젠더 구분이 디자이너의 개발에서 의도적으로 여성스럽게 혹은 남성스럽게 되는 것이다. 칼라로 다양하게 젠더성향을 만족시키는 것도 있다. 반면에 히피문화의 영향도 포용한 스니커즈는 보이와 걸의 디자인이 같은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스니커즈의 특징은 젠더 구분이 없게 남녀 누구나 함께 신을 수 있는 남녀공용의 신발이 되는 것이다. 여성과 남성을 모두 한꺼번에 사로잡는 참으로 마법사 같은 스니커즈 패션의 올록볼록 모양들이 이채롭고 다양한다.  


스니커즈의 개방적 용도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가 제품의 시연이나 프레젠테이션, 강연을 할 때, 스니커즈를 신고 나오는 것을 수많은 청중들, 시청자들이 지켜본 것이 이제는 당연한 문화가 되었다. 이는 기폭제가 되었고, 21세기 정장을 입고 스니커즈를 신고 출퇴근하는 수많은 직장인들, 조직사회의 패션들이 자연스러워진 세상이 되었다. 17,18,19, 20세기 초까지 근엄한 정장문화의 세상과 21세기의 스니커즈의 세상은 바뀌어도 180도 변화의 문화를 만들었다. 더군다나 캐주얼, 운동화, 농구화에서 출발된 스니커즈는 거리의 패션화, 스케이트보드화, 보트신, 워킹화, 등산화, 아웃도어신발, 컴포트화, 실내화 등등 수많은 용도로 확산되고 있다. 


스니커즈는 세상의 약 50%의 신발생산의 기축화가 되었다. 거리의 신발들을 가만히 세어보면 70~80%는 스니커즈를 신고 있다.  스니커즈도 전통과 유산의 역사가 있다. <스니커즈 사피엔스> 이 패션 인문학책에 소개된 ‘플림솔’의 역사처럼 공식적으로 시장출시되어 상업화된 것만 거의 170여 년이 된 스니커즈의 전통이 있다. 물론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지닌 스니커즈 브랜드들이 수두룩하다. 세상의 거리에 우리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반려자들이 되고 있다. 수많은 스니커즈 브랜드들이나 새로운 제품군들이 21세기에 새롭게 출현하였다. 또한 어쭙잖은 변주곡으로 사라지는 스니커즈 브랜드들도 많다. 그만큼 붙임이 심하고 드나듦이 심한 것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스니커즈 사피엔스> 이 책은 스니커즈의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그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하여 왔음을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새로 진입된 가치를 인정받는 스니커즈 브랜드가 새로운 고객 사회 가치창조로 생존하기를 바란다. 그러한 유산과 가치를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들 - 구매자들 -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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