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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블로그 브런치 연재 2/3

대중 인문학 블로그 브런치 시대

문학은 글을 통한 예술의 형태이다. 사람들과 대자연을 함께 그리고 있지만, 특별히 사람들 캐릭터와 그 스토리에 메시지를 울리면서 소리와 터치, 오감의 감정과 이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 문학이다. 문학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 군상들이 주는 그들의 삶을 통해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태도에서 우리도 그렇게 죽을 수 있는가를 물어보게 한다. 반면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는 자연의 생명체들과 한 노인의 죽음을 건 사투에서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의 정신력에 감동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얼마나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헨리 데비드 소로우는 그러한 질문들에 단순하게 살라고 한다. 그의 사색과 관찰의 통찰을 그의 글이 짙고도 담백하게 담았다. 그의 가장 유명한 책이 월든이다. 월든의 호수에는 컴퓨터도 SNS도 심지어 블로그도 없는 환경이지만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는 사람, 대자연이 있다. 대자연을 읽고 해석하는 사상가 소로우의 소박한 삶에서 번뜩이는 깨달음들이 복잡하게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쿡쿡 찌르는 메아리가 된다.



주역은 인간이 쓴 글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수백 년 동안 축적된 데이터들이 남아서 생긴 것이지 특정한 인물이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역은 기적의 글들이 모였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쓴 글이 아니라는 신비감에 천기누설의 뜻을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3000천여 년 간 이 책을 공부하였다. 오늘날도 우주와 음양의 변화하는 가르치는 살아있는 이 글들이 기적을 낳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은 살아가는 존재들이 모두 광대한 우주 속의 기적들이다.



이 거대한 우주의 한 조각과 같은 지구 행성에서도 이 순간 이 산책길을 걷고 있다. 모래사장의 모래 알갱이라도 좋으리니 이 글을 적을 수 있다는 이 공간이 기적이다.


39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에서 200만 년 전에 현생 인류의 부모가 되는 영장류가 탄생하여 오늘날 70억 명의 인류 중에 한 사람으로 오늘 이 글을 적을 수 있는 이 시간이 기적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4시 반부터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할 때, 누렇게 변할 원고지 대신 컴퓨터 앱이 창조한 하얀 여백에 글을 쓸 수 있다는 이 기회가 기적이다. 기적의 글쓰기는 새벽에 시작된다. 잠에서 깨어난 충만한 에너지의 새벽은 가장 영혼이 충실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이나 이성에 휘둘리지 않는 정신에서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해외살이 24년이 넘어가면서 2024년을 살아가는 것도 기적이다. 그간 드넓은 세상에서 배운 것만큼 고향에 돌아가면 나눌 이야기들이 많아진 것이 모두 기적이다.


기원전 로마제국에서 태어난 율리우스력이 2천여 년의 세월과 오늘까지 흘러온 세월을 합산하면 기적의 남은 한 달을 만나는 것이다. 12월을 만나기까지 무려 열한 달의 세월을 무사하게 지구촌 모두가 예외 없이 살아온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주변의 모두가 덕담을 나눌 때, 우리의 연말은 기적의 무대가 된다.



블로그를 만나서 글을 나눌 수 있고, 블로그의 세상에서 수많은 이웃님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것도 기적이다. 글과 사진으로 시공간을 넘어서서 서로가 독자가 되고 서로가 문인들이 되는 세상이다. 어떠한 잇권도 이기심도 없겠기에 블로그 글쓰기 세상은 날마다 기적이 생긴다. 기적은 단숨에 오지 않는다. 기적을 만나기 위해서 숱한 땀방울이 비 오듯 몸을 적셔왔다. 기적은 한순간에 창조되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가 한 작품을 창조하는 것이 기적이듯이, 헤아릴 수 없는 숭고한 노력과 시도가 마침내 빛을 보는 순간에 기적이 온다.



살아가는 것이 모두 기적이다. 어제의 공간에 다시 돌아올 수 있고, 내일 다시 그 공간에 돌아오더라도 시간은 바뀌어 있다. 오늘을 만나기 위해서 숱한 질병을 이겨내었다. 내일을 만나기 위해서 셀 수 없는 오늘의 시공간을 버티고 치유하고 이겨내겠다. 인문학 블로그 글쓰기는 기적의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일이다. 내일의 블로그에서 우리는 기적 속에 살아남을 우리를 만나는 것이다.



좋은 블로그 글을 쓰는 요령


꼭 완결된 작품을 쓰지 않아도 된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작품이 블로그의 한 편이다. 블로그가 꼭 거대한 소설 스토리처럼 완결되지 않아도 된다. 블로그는 쌓이고 쌓이면서 책이 된다. 몇 년간 쌓이는 블로그는 책 보다 더 위대한 휴먼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런 블로그를 남은 여생을 통해서 자서전으로 남기고 싶다.

책을 읽거나, 예술작품 그림이나 음악을 감상하면 스스로에게 다짐하게 된다. ‘살아있는 한 느끼고 생각하리라. 감상하고 읽으며 듣고 쓰고 기록하리라!’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다. 온전히 호흡하는 것, 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다시 내 안에 들어온 것을 내뿜어낼 수 있는 것이 기적이다.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짧은 호흡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호흡이 온몸의 피를 돌게하고 머리를 자극하는 창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그 시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그 시대의 작가를 만나서 함께 동행하는 작업이다.

창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박수를 치고 싶은 것이다. 우리들 각자의 인생이 창작품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에 스스로 박수를 치고 싶은 순간을 위해 살아간다. 스스로 빚어낸 인생은 한 편의 긴 창작품이고 이를 묘사한 것이 블로그이다. 생각한 것들, 감상하고 읽은 것들이 블로그에 들어있다. 듣고 쓰고 맛보고 즐기고 슬퍼하였지만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기록하고 싶다. 그렇게 떠나기 전에 박수를 치고 싶다.



블로그를 쓰는 일은 숭고한 작업이다. 일기는 공개하지 않고 선포하지 않으니 책임감이 결여된다. 블로그는 공개하는 글이니 그 사람의 삶의 태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교훈적인 글을 썼다면 그 블로그 작가는 교훈적인 삶에 근접하여야 한다. 블로그에 깨달음을 적었다면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삶이어야 한다. 이보다 더 숭고한 삶을 챙기는 과정이 있을까! 매일 쓰는 블로그는 수행자의 마음자세와 실천하는 점검의 지점들이 모두 담겨있다.


> 내일 계속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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