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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곡 피아노 연주곡 목록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가의 꿈

피아노 사랑을 열애해본 적이 있으세요? 악기를 사랑해본 적이 있으시지요?


피아노를 소유하고 싶어서 디지털 피아노를 갖게 된지 4년여가 흘렀다. 피아노를 연습하고 싶어서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피아노를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어찌 감히 피아노를 소유할 수 있을까! 피아노가 나를 품어주면 그것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어려서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때는 피아노가 인생 그 자체였다. 그랜드 피아노를 내 방의 연습실에 갖고 있었다. 부모님의 정성과 투자였지만 그 때 그렇게 피아노는 나의 인생을 차지하고 있었고 나의 인생은 피아노 연주가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다. 그 꿈은 강박관념을 만들었고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큰 스트레스와 좌절이 한동안 피아노를 잊게 만들었다. 아니 피아노 음악만 들으면 눈물이 쏟아지는 슬픔에서 멀리하게 되었다.



그것이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 삶이 힘겨울 때 다시 피아노를 찾게 되었다.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찾았고 긍정적인 희망을 싹트게 하였다. 중년의 나이와 피아노가 그렇게 잘 어울릴지 스스로 보물단지를 집에 놓고 일터로 간다. 나의 아담한 피아노는 두 팔에 쏘옥 들어온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풍겨나오는 향기가 나의 정체성을 잊지 않게 해준다. 이제 피아노는 나의 제1의 취미이고 동료가 된다. 물론 연습을 하지 못하여 연주의 품질이 떨어지면 낙담하게 되어 스스로 채찍질하게 되지만, 그것도 좋다. 나의 피아노가 주말의 돌아가는 집에 있다는 것으로 삶은 충분히 행복하다.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가에게 피아노 악보는 바이블이다. 전문가 피아노 연주가들은 외워서 1시간이라도 연주할 수 있지만 평범한 아마추어는 그럴 수 없다. 악보가 없으면 불안해하고 몇 소절 외워서 연주하다가 곧 뒷소절에 자신이 없어진다. 그렇게 악보없이 건반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은 올까? 그런 욕심을 버린지 오래되었다. 끝까지 피아노 악보를 간직하고 바이블로 삼고 곁에 두련다. 악보가 나를 초대하여 피아노 연습을 하게 만들 수 있음을 감사한다.



악보는 오래되어 닳았지만 그 악보에도 애정이 묻어난다. 몇 곡의 피아노곡의 악보는 주로 연습하는 것들인데, 이미 8년이상 오래된 세월이 그 안에 담겨 있다. 그 악보를 연습하면서 그 순간의 감정들이 세월의 모래성이 되어 수십번 파도로 쓸려갔고 다시 되살아났다. 왜냐하면 나의 연주는 한번도 완벽한 적이 없었지만 그 악보들은 언제나 품어주었기 때문이다. 다시 도전하게 해주고 연주의 실패에도 다시 일어서게 해준다.



나의 최애 연주곡, 피아노 악보들은 공개한다.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안니오 모리코네의 <러브어페어>, <시네마천국>, 라프마니노프의 <제2번 협주곡의 피아노 단독음악>, 영화OST곡 <카버티나>의 곡들이다. 벌써 수년째 반복되어 일요일에 연습하는 곡들이다. 청중들 앞에서 연주한 적도 있으니 나의 18번 최애 연주곡들이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주말에 한번씩 연주하는 곡들이 벌써 7년이 넘어선다. 그 세월이 10년이 되면 명연주가 될지도 모르지만 욕심부리지 않는다. 그저 내 곁에 주말에 함께 피아노 연주로서 있어주는 것으로 감사하다.

골프치는 취미가 없는 중년의 남자에게 피아노 연주는 영혼을 채워주는 양식이 되기 때문이다. 손자, 손녀가 생기면 반드시 피아노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다. 그날이 오면 10년, 15년 같은 곡들을 연습하게 될 것이다.

images (6).jpg 영화 러브어페어의 피아노 곡이 나의 최애 연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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