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결혼하지 않았던 이유는 ?
철학자 가운데 과연 결혼한 자가 있었던가? 헤라클레이토스, 플라톤,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치, 쇼펜하우어 등등 위대한 철학자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들의 결혼 자체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결혼한 철학자라는 것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이것이 바로 나의 신조다. 단, 예외에 속하는 심술궂은 소크라테스라는 이 신조를 실증해 보이기 위해 일부러 결혼을 한 것 같다.
- <신과 인간>, 니체 지음, 함현규 옮김 -
결혼하지 않는 것을 이렇게 자긍심을 갖고 있는 독신자들이 있을까! 니체는 물론 루 살로메에게 사랑을 고백하였던 젊은 시절이 있었고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 이후로 그는 독신으로 그의 철학적인 삶을 마감하였다. 그가 이렇게 결혼관을 독신관으로 누른 것은 나름대로 범접할 수 없는 신념이다.
니체의 친구들 사진
종교인들 중에서 특히 신부님과 스님들이 결혼하지 않는 삶을 산다. 모든 수행자들에게 결혼은 분명히 깨달음과 종교적 신앙의 실천을 위한 길에 장애가 된다. 가족을 위한 삶에 자신의 철학적 인생 절반을 희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 인류의 역사에서 위대한 성인들은 모두 - 아니 대부분 독신이었다. 그들에게 가족을 위한 삶은 사치였고 버거운 짐이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인류를 위한 삶이 대의였고 결혼하여 일구는 가족은 그 대의에 반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가족을 버리고 대의를 찾아서 죽음을 불사하는 위인들도 많았으니까...
정말 예외적인 소크라테스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그는 크산티페 아내가 있었고 자식들도 3명이나 되었다. 그는 가정 살림 가정 경제에 대하여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크산티페의 물세례를 받았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소크라테스는 가족들에게 시간을 쏟는 것보다 아테네의 젊은이들과 무지의 지혜에 대하여 산파법, 대화법으로 깨달음을 나누어주려 하는데 그의 여생을 바쳤다. 그 덕분에 권력자들에게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현혹시킨다는 명목으로 민주주의 정권의 사형 언도까지 받게 되었다. 플라톤의 <크리톤>에서 그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무책임하게도 친구들에게 자식들을 맡긴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내의 잔소리에 태연하였지만 그의 철학적 대의를 중시하였지 결혼의 미덕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니체는 현인 중에 최초 순교자, 철학의 아버지인 위대한 철학가 소크라테스의 결혼은 코미디로 보았고 '심술궂은 소크라테스라는 이 신조를 실증해 보이기 위해 일부러 결혼을 한 것 같다'라고 평가하였다. 정말 그럴까! 아마도 철학가의 신념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 같은 범부들은 결혼을 하여 독립된 가족을 위한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비로소 어른이 된다. 자신 이외의 타인-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살게 되는 동력을 얻게 된다. 부모님의 슬하에서 의존하던 인생이 결혼하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통해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이타적인 애정을 배우게 되고 실천하게 된다. 더불어 최소한의 사회적 단위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경제단위가 되고 크게는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거룩한 일이다. 사람이 이타적으로 사회적인 인간이 되는 성스러운 임무의 수행이라고 생각한다.
수행자들의 독신생활은 충분히 이해되는 지점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분명히 자신의 가족 이외에 더 큰 인류를 위한 깨달음과 선한 영향력을 위한 대의가 있기 때문이다. 수행자들은 자신을 위한 깨달음의 수행도 있겠으나, 그 깨달음은 인류 문명의 위대한 현자들의 길이었기에 그 길을 걷는 거룩한 자긍심도 있으리라. 하지만 수행자들, 종교인들과 일반인 보통 사람들의 결혼관은 다르다.
니체의 결혼관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시련의 연속이었고 자신의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그의 말년은 오랜 세월 동안 침상에서 생활하여야 하였다. 그에게 가족들은 진정 큰 짐이었을 것이다. 그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 되었지만, 자식을 남기지 않았기에 홀가분하게 죽었을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것은 그의 선택이었고 철학하기 위한 삶이었다. 그는 독신을 선택한 그의 삶에 만족하였던 것이다. 분명히 독특한 결혼관을 가진 니체처럼 철인들 현자들의 삶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 다른 것들과 결혼하였던 거다. 그들의 남긴 지혜라는 자식들은 인류의 빛이 되었고 그들의 사랑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