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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나의 고국, 나의 고향 방문 한나절

서울 청계천, 종로, 광화문, 어린이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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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통해서 그리운 고향을 만나게 된답니다. 청계천의 설경이 오히려 지난가을 2박으로 머물렀던 고향의 추억이 소환된답니다. 나의 고향은 서울입니다. 서울 변두리 산자락부터 서울 중심까지 무던히 이사를 많이 하였습니다. 서울 소식이라도 들리면 언제가 귀를 쫑긋하고 들여다본지 해외살이 25년이 지나갑니다. 유년 시절을 제외하고 셈하면 인생의 반절을 해외살이 하였기에 고향은 늘 뭉클한 단어가 됩니다.




지난가을 충무로 남산 자락 밑에서부터 한 시간이면 광화문광장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작가 모임에서 참여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는 <책과강연> 사무소가 있는 충무로는 가을 한복판에서 정말 고요한 정취가 물씬하였어요. 토요일인데도 그곳에서 작가님들이 모여서 문장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에 깊이 감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 만에 고국에 돌아온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책과강연의 밀려오는 책과 문장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작가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 전유정 작가님과 도우너킴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게 되어 짧았지만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그곳부터 충무로 거리를 따라서 청계천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저에게 참으로 익숙한 거리입니다. 젊은 시절의 추억들도 많았던 거리를 홀로 산책을 하니 청계천의 물소리가 흐르는 곳에 이르자 감정이 폭발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계에서도 드물게 이렇게 아름답게 정돈된 청계천 - 도심 가운데를 관통하는 휴식처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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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에서 책방을 다녔고 학생 신분으로 처음 서울 시내를 구경하게 되었던 학창 시절이 기억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변두리(?)에서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면 눈이 휘둥그레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강남이 지금처럼 화려한 곳이 아니었기에 종로거리, 낙원상가, 충무로 영화거리, 청계천 거리나 명동 거리들을 쏘다니면 행복하였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도시의 거리를 만난 것처럼 젊은이의 불같은 마음에 충분히 화끈하게 만끽하게 하였습니다.




종로거리는 늘 학원가와 젊은이들의 모임이 많은 복잡한 거리였지만, 동시에 문화의 거리였습니다. 그곳에 대형 서점들 -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 서점들이 있었기에 학생이라면 꼭 들리고 싶었던 거리였습니다. 종로거리는 지성과 문화가 차고 넘치는 젊은이들의 거리였습니다.



서울 중심 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은...


최장 발원지는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백운동 계곡’이며, 남으로 흐르다가 청계광장 부근의 지하에서 삼청동천을 합치며 몸집을 키웁니다. 이곳에서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서울의 전통적인 도심지를 가로지르다가,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옆에서 중랑천으로 흘러듭니다.


발원지에서부터 잰 본류의 길이는 10.92km, 유역 면적은 50.96km2이나, 백운동 계곡 언저리를 제외한 상류 2.50km 구간은 일제강점기 이래 전면 복개되어 타 용도로 전용되는 등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후 2003년 7월부터 시작된 복원 사업으로 2005년 10월 1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신답철교까지 이르는 구간이 복원 완료되었습니다. 청계천의 복원으로 서울 중심은 완벽한 시민들의 개천을 되찾아서 기쁩니다.



저에게 청계천 거리는 중고 서점가들이 늘 정겨운 책들과의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서 늘 대형 서점의 신간 좋은 책들이 중고 서점에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구매하였습니다. 문학서적들, 영어책들을 많이 구매하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중고 책방들을 만나서 반가웠던 그 청계천이 이제는 책들의 하천으로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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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상가에는 피아노 음악 전공을 하였던 학생으로서 악기들에 관심이 많아서 이따금 들려서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할리우드 극장에서도 이따금 감상하였던 추억이 있습니다.




충무로 영화거리는 역시 영화에 관심 있는 젊은이라면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거리 부럽지 않은 거리였지요. 대한 극장이 최고의 볼거리였고, 그 밖에서 단성사 등 영화 극장들이 늘 가고 싶은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연애시절 충무로에서 자주 만났던 특별한 기억의 거리들이 늘 낭만적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그 시절 역시 최고의 낭만 거리는 명동 골목길 거리였지요. 명동 성당이 있는 명동 거리는 늘 세련의 극치였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꼭 데이트 거리로 거닐고 싶었습니다. 성탄절 12월이면 꼭 명동 거리를 걷고 싶어집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밤늦게 명동거리를 쏘다니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지금 명동은 연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홍수로 붐빌까요? 그렇기를 기대하고 바랍니다.




중년이 되어 지난가을 반나절 서울을 거리를 거닐면서 젊은 시절의 느낌과 다르게 걸었습니다.


종로거리에는 광화문을 거쳐서 교보문고를 다녀왔는데요, 교보문고 앞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외국인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규탄대회를 열고 열띤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승복하고 말았고 머물고 듣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교보문고에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화려하게 서점을 꾸며놓았지만, 한강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살 수 없이 재고 소진되었지요.


종로는 여전히 세월이 변해도 서울의 얼굴입니다. 광화문 광장까지 이어주는 거리에 늘 문화계 소식들이 즐비하고 역사와 세계사 흐름까지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국가적인 위기에서도, 무거운 주제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질서 있게 시위를 하는 서울 시민, 국민들의 문화에 세계가 탄복한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서울은 세계적인 문화 경제 도시입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극단정치만 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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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거리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청계천 하천의 아름다운 개울물이 흐르는 풍경으로 완전히 변화된 모습이 걷는 이에게 고향 방문객에게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의 탄천과 탄천이 이어지는 곳에 사람들의 행복한 산책길이 함께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입니다. 경기도 곳곳뿐만 아니라, 서울의 한강변까지, 무엇보다도 도심 한가운데 청계천의 산책길까지 개울물이 이어지니 사람들의 정서도 마르지 않습니다. 그곳으로 이어지는 을지로까지 행복하게 걸었습니다. 충무로부터 을지로까지 1시간여 면 충분히 걸어올 수 있었지요. 1시간여 천천히 걷는 그 길에서 청년 시절의 추억도, 젊은 시절의 호기심과 열정도, 즐거웠던 친구들과의 기억들이 흘러왔습니다. 고향은 그렇게 늘 큰 응원의 땅이 됩니다.




그 거리들을 통해서 지난가을 고향땅을 밟고 왔습니다. 고향의 나무들은 변함없이 정겨웠습니다. 2025년 내년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고향의 정다움을 가슴에 앉고 떠나갑니다. 겨울이 끝나기 전에 다시 돌아갈 생각에 설렙니다. 고향은 언제나 설레고 흥분되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세상 어디에서라도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서울, 내 고향과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면서 글짓기를 쌓아가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리운 고국, 고향이 연말에 더욱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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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인용된 청계천 사진들임을 밝힙니다.)



연말이 되니까 또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한 달 뒤에 설 연휴로 고향 갈 겁니다.


고향 사진들을 보면서 추억을 소환하였습니다.


고향은 이제 얼어붙은 겨울이 되었네요.. 지난 시월 가을의 풍경으로 이 글을 썼지만, 1월 말 겨울 풍경의 고향을 벌써부터 밟아보고 싶어 설렙니다.


제가 사는 여름나라는 12월은 잠시 며칠 고향의 가을 날씨 같습니다. 오늘은 잠시 고향의 가을 글쓰기를 소환해 봅니다. 다음 달 며칠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한 달 전 준비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벌써부터 마음은 고향의 눈 덮인 거리를 향하여 눈을 맞고 있답니다. 그날이 오면 꼭 눈꽃이 활짝 핀 고향의 설경을 글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고향에 흐르는 실개천은


청계천이 되었네...


아차산에서 자란 소년이 누비던 산자락


지금도 보고픈 내 고향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찰랑거리며


고향의 거리를 밟게 되기를...


연말이면 더 그리워지는


남한산, 인왕산, 북한산...


내가 자라고 사춘기를 맞이한


어린이 대공원 옆 아차 온달장군이 머문 곳


고향의 가로수 나무들, 서울의 거리들


모두에게 평화로운 연말이기를..


- 호프맨작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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