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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그림과 시, [목신의 오후 연재] 말레르메 시인

말레르메와 마티스의 합작 아트북 시집


내 피리의 화음이 숲을 축여주는


그 물소리로만 속삭이니, 메마른


빗속으로 소리가 흩어지기 전에


두 개의 파이프에서 재빨리 빠져나오려는 유일한 바람은


주름살 하나 움직이지 않는 지평선에서


하늘로 되돌아가는 영감의


가시적이고 고요한 인위적인 숨결이구나.


-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앙리 마티스/최윤경






목신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호색한 신입니다. 이 신은 음악의 신이기도 하지요.


그에게 슬픈 사랑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신은 한 님프를 사랑하였고, 그 님프를 목신의 사랑을 거부하였습니다.


그 님프가 목신을 피해 물에 빠져서 갈대로 변해버린 것을 목신은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그 갈대를 뽑아내어 피리로 만들어 부른 것이 <목신의 오후> 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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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말레르메 시인은 19세기 현대의 시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단지 70여 편의 시를 남긴 중요한 역할의 시인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화가들과 협업으로 시집을 출간한 것으로 선구자적인 기념비를 남겼습니다.



그는 상징주의 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당신 인상주의 예술가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서 영감을 받았으나, 그를 탈피하게 됩니다. <목신의 오후> 작품을 자비로 출판하는 노력까지 기울인 그는 삽화와 시를 한 권의 책에 담는 정성을 쏟게 됩니다.



말레르메의 시들은 신화적이고 신비롭습니다. 무슨 뜻인지 왜 그렇게 여인들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이 많아야 하는지 현대의 우리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목신을 이해하고부터 달라집니다. 목신의 운명과 님프의 슬픔을 표현한 것이란 점에서 이 시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특히 인상주의 다음의 미술가 중 포비즘, 야수파의 대표인 마티스가 이 시의 삽화에 열정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단순한 표현에서 미를 찾아낸 그의 삽화가 말레르메의 원초적인 시를 돋보이게 하였습니다.







나는 균형 잡힌 무구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것 같은 그림 말이다.


<앙리 마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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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이 마티스의 <음악> 1910년





마티스는 말레르메 사후 훨씬 지나서 1932년 그가 직접 이 책을 편집 출간하였습니다.


마티스의 원초적인 화풍과 말레르메의 신화적인 시들과 오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오늘날까지 아트북으로 인정을 받는 마티스 에디션의 시집을 만났습니다. 그의 애칭화 삽화 60점 중에서도 다시 선별하여 29점을 이 시집에 실었지요. 그야말로 마티스 예술혼이 스며들은 시집 아트북입니다.


60대의 마티스가 2년간 혼을 들여서 만든 그림과 시의 예술 문예책인데요 시집의 여백마저 화가의 터치로 구성된 시집입니다.



피카소와 함께 현대 미술을 이끌어온 마티스의 이 책은 예술(미술)과 문예가 어떻게 융합되어 더 큰 감동을 주는지 보여준답니다. 예술혼이 담긴 책의 여백마저도 시를 감상하는데 큰 영감이 된답니다. 책장의 질을 넘기는 것마저도 무대의 챕터를 넘기는 것 같은 세심한 배려가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블로그 작가로서 꼭 글과 사진(그림)이 어울려야 하는 편집과 발행이 이와 같은 정성에 해당한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글만으로만 독자에게 충분한 영감을 주는데 부족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로그는 한 편의 문예 작품처럼 글과 그림(사진)이 만들어내는 짧은 영감에서 메시지와 흥분감을 자아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프맨작가의 신간 시집>


올 10월에 출간되는 35년 결산의 저의 첫시집에 저의 동생 - 미국에서 일해온 현직 25년 디자이너가 함께 합니다. 친동생이 시집의 표지 등 삽화를 그려주기로 하였답니다. 저에게 삽화가 어울어지는 정말 의미있는 아트북 시집이 될 것이기에 기대됩니다. 10월에 시집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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