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면T의 반란시위 면티가 좋아요 면티 예찬 커플

면티는 반려동무 우리 모두의 선택


"왜 우리를 다르게 만들었나요? 경쟁이 지칩니다. 피곤합니다."


진열장에 면티 전시회는 시위합니다.


같은 칼라 같은 모양 같은 그래픽 하나도 없어


그 이유를 묻습니다


왜 우리를 이토록 일렬로 세워 벌 세우나요?



군대의 사열처럼 이리도 오래 세워두고,


마네킹처럼 이곳저곳 흠칫 올려다 내려다보면 좋아요?





900%EF%BC%BF20250518%EF%BC%BF154229.jpg?type=w966




사람들이 같은 존재는 한 사람도 없는 것과 같아요.


사람들은 좋아하는 취향이 각기 달라서 면티들의 탄생도 달라요.



면티들은 반란합니다. 그것도 감성적으로 부드럽게 표시합니다.


면티들은 각종 칼라와 디자인으로 시위합니다.


변덕이 심한 취향의 우리들 모두가 좋아하는 면티들은 각기 달라요.


시위하는 면티들은 그대로 우리들 개성의 표현이지요.






900%EF%BC%BF20250518%EF%BC%BF154218.jpg?type=w966




<반전>


한번 선택되면 주인에게 이보다 충실할 수가 없는 면티의 운명은 가혹합니다.



땀에 젖어도 땀 냄새 흠뻑 베어도


더러운 오물 오염이 지저분해져도


면티는 그 숙명을 받아들입니다.



주인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갑옷처럼 지켜줍니다.


민소매 반팔 면티로 여름철에 따가운 햇살에서,


긴팔 두꺼운 면티로 겨울철에 시린 바람에서,


철통같은 충실함으로 오로지 주인을 위해 봉사합니다.



부활의 면티는 빨아서 닳아질 때까지 뽀송함을 잃지 않습니다.


면티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데 가장 소중한 피부의 반려자입니다.


보슬보슬한 감촉의 면티는 최고의 갑옷이 됩니다.





900%EF%BC%BF20250518%EF%BC%BF154150.jpg?type=w966





저는 평일 내내 (토요일 오후까지) 베트남의 수출 공장에서 일합니다.


언제나 회사의 작업복 면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고 퇴근합니다.


그래도 잠잘 때 입는 두 종류의 면티를 3년째 숙소에서 입는답니다.


매일 저녁부터 새벽까지 입고 있는 면티가 너무 소중합니다.



주말 저녁부터 사복 면티가 기다립니다.


일요일 하루 종일 면티가 뽀송한 하루를 만들어 줍니다.


칼라도 그래픽 디자인도 없는 면티지만,


나잇값 체면을 지켜주는 품격 있는 면티지만,


가끔은 저 화려한 면티들의 반란을 흘낏 쳐다봅니다.



연인들의 젊음은 화려한 그래픽 디자인의 커플 면티로 완성되지요.


면티의 정신은 사랑, 자유, 해방의 가치가 있습니다.


사이즈가 조금 크거나 적어도 입기 좋습니다.


면티의 숙명은 주인과 함께하는 세월을 담는 겁니다.



시장에서 만나는 면티들이 유혹을 해도,


그들은 내 것이 아니고 젊은이들의 럭셔리,호화 패션으로 존중합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가득해지는 면티를 예찬합니다.


아내가 사다주는 단색 면티, 품격 있는 면티만 입는답니다.






900%EF%BC%BF20250518%EF%BC%BF154138.jpg?type=w966




면티는 꼭 스니커즈와 같습니다. 운동할 때부터 일터까지 함께 반려자가 됩니다.


스니커즈가 구두를 점령하고 출퇴근도 스니커즈를 신고 일한답니다.


일터에 갈때 셔츠 입고 가는 패션이 면티로 바뀝니다.


면티도 세련된 정장 대신 고품격 옷매무시를 보장하는 시대이죠.


반려 동무처럼 일상을 함께 하는 면티는 현대인 남녀노소 모두의 선택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트북 그림과 시, [목신의 오후 연재] 말레르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