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우리들은 시린 비바람을 피할 지붕이 필요하였습니다.
날마다 매일 밤 편안하게 다리 쭉 뻗고 잠이 들 수 있는 지붕이 필요하였던 겁니다.
우리들이 지붕을 만드는 것은 그 안에서 안정감을 찾기 때문입니다.
집을 지어도 지붕이 없으면 거친 날씨의 하늘을 바라보게 됩니다.
뚫어진 천정에 별을 보고 칼바람을 불어오는 것을 집이라고 할 수 있나요!
지붕이 있어야 그 안에서 우리만의 공간이 됩니다.
신조차도 지붕 안에 나의 독립공간을 훔쳐볼 수 없습니다.
지붕을 씌운 나만의 공간에 깃든 나의 평수는 작을지라도 그곳은 나의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나의 삶이 시작되는 곳,
지붕 안에 쌓아가는 휴식의 저녁들과 밤들이 소중합니다.
우리는 지붕을 짓고 살아갑니다. 그 지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지붕이라는 단단한 보호막을 천정에 설치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숭고한 가치를 수고하기도 합니다.
지붕 안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끼고 우리 자신의 안락한 쉼터를 갖게 되는 것을 지키고 싶네요.
그 지붕에 빨간색을 칠하기도 합니다. 지붕의 색깔이 꼭 우리 집의 색깔처럼 생각되네요.
지붕 색깔이 빨간 이유는 흙으로 기와를 구우면 그 재질의 칼라가 붉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럽부터 한국의 기와집들까지 붉은 지붕인 것이 그런 이유겠지요. 그렇게 우리에게도 붉은 기와 지붕은 익숙하기에 안정감을 줍니다.
그 지붕의 재료들은 단단하면서 실용적인 벽돌로 엮은 것이기도 합니다.
비바람을 막아주지만 동시에 피뢰침 첨탑이 되어주는 지붕은
천둥과 번개에도 안전한 장치가 됩니다.
우리의 삶에 비바람 잘 날 없을 때, 지붕은 억척스럽게 우리를 보호해 줍니다.
나의 삶에 시련과 고난이 닥쳐올 때, 지붕은 안식을 가져다줍니다.
이제 저녁 시간 지붕이 필요한 시공간으로 우리의 진정한 삶으로 들어갑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공간이 필요합니다.
업무차 여행 중에 이 글을 적었습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지붕들이 이국적이네요.
상하이 출장을 오면 매번 이 호텔에 머무는데요 올해는 무려 두어 달 머물게 됩니다. 다른 호텔은 낯설어서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됩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방 517호 방도 예전 그대로 머물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래서 이 비즈니스급 호텔이 나에게 집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호텔의 지붕 안에서 아침밥을 먹고 숙면의 달콤한 잠을 자며, 일에 집중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한 생활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하루의 일과를 바깥에서 스트레스받으며 보내다가 돌아와 나의 호텔방에서 내려다보았습니다.
저 지붕들 안에 한 가정, 한 가족들이 편하게 쉬겠구나, 지붕 안의 공간이 참으로 푸근할 거란 느낌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또 글을 적으렵니다. 나의 집이 있는 그곳의 지붕 안이 얼마나 아늑한지 적으렵니다. 우리에게 지붕 안의 공간이 주어지니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74년 뮤지컬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 주제가가 떠오릅니다.
이 영화에서 '지붕'은 전통을 지키려고 하였던 한 유대인 가장의 상징일 것 같습니다.
또한 새로운 지붕을 찾기 위해서 떠나는 2세 3세들의 상징일 것도 같습니다.
지붕은 가정, 가족, 전통, 안락, 평온함, 휴식 등등의 가치들을 포함하겠습니다.
그곳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린과 노래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겠지요.
제가 안고 다니던 작은 아기가 이젠 이리 컸나?
뛰어놀던 그 작은 소년이 이리 컸나? 내가 늙어가는 것은 기억이 안 나는데, 얘들은 언제 이리 컸을까?
언제 그 소녀가 미인이 되었지? 언제 그 소년이 저렇게 커버렸지? 엊그제 술래잡기 놀이를 하던 때가 아니었나?
해가 뜨고, 해가 지고,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날들은 빠르게 흘러가네.
밤새 어린 싹들은 해바라기가 되고, 매일매일 꽃을 피우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날들은 빠르게 흘러가네.
밤새 어린 싹들은 해바라기가 되고, 매일매일 꽃을 피우네.
<영화 :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주제가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