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수확의 계절 스포츠의 계절 독서의 계절
가을은 스포츠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무더위가 사라지면서 가장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내내 움츠렸던 몸도 가을이면 기운이 납니다. 그만큼 운동의 효율이 높아지는 청명한 공기와 날씨가 가을을 달리게 해줍니다. 너무 무리할 것도 없습니다. 중년 이후에 걷는 것만으로도 산책길에서 만나는 가을은 몸과 마음을 살찌게 해준답니다. 과도한 체중이 아니라 적절한 균형을 만들 수 있는, 가을을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가을에는 멈추지 않고 천천히 운동하게 하소서.
흠뻑 취하더라도 삶의 밸런스(균형)를 유지하는 감각에 젖게 하소서.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황금들판의 벼농사가 마무리되어 고개를 숙여서 탈곡기가 분주해지는 계절입니다. 알밤들이 익어서 축복받은 땅에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추석이라는 오곡밥과 과실들을 축복하는 축제의 명절이 가을을 절정으로 이끕니다. 가족들과 다시 모이는 사랑을 수확하는 계절입니다.
이 생애 곡식을 거두어들일 수 있도록 가을에는 낱알이 되도록 하소서.
가을의 하늘은 수채화의 물감보다 더 푸르고 더 높습니다. 아름다운 하늘이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을 북돋우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하늘의 가을은 한 해를 하늘을 통해서 돌아보는 계절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 가을의 하늘입니다. 적당한 온기를 가지고 청명한 공기를 불어넣은 하늘은 살아가는 이유를 상기시켜 주는 영감의 존재입니다. 우주와 땅 사이에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가을은 지구와 소통하게 하는 창문입니다.
이 가을에는 지구촌 생명의 한 뿌리가 되어 다가오는 봄을 약속하게 하소서.
가을은 단풍들이 익어가는 울긋불긋한 계절입니다. 그 색채의 마법에 사로잡히는 칼라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가을은 단풍이 물들었던 만큼 빠르게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비의 계절입니다.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낙엽은 희망입니다. 이 또한 대비를 만나야 하는 깨달음의 계절입니다. 낙엽은 생명이 탄생하고 순환하는 증거입니다.
세상이 오색빛깔 칼라로 넘치게 하소서. 가을에는 온몸과 정신이 색채의 감동으로 물들게 하소서.
가을은 예술의 계절입니다. 인생은 가을의 파노라마에서 예술로 승화됩니다.
가을은 인생의 클라이맥스입니다. 겨울은 동굴 속의 동면과도 같을진대, 가을은 풍요의 절정입니다.
그만큼 예술정신이 무르익는 계절입니다. 우리 모두를 예술가로 만들어 주는 이 계절은 화가의 화폭이고 음악가의 오선지입니다. 조각가에게 흙덩이가 되어 우리의 손끝을 기다리는 작품이 되어갑니다.
가을에는 우리의 삶을 예술의 카타르시스로 울림이 되게 하소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책을 사랑하여 책을 곁에 두고 싶은 계절입니다.
가을에는 이 모든 것을 담아서 책에 영혼을 바치고 싶어집니다. 가을에는 책과 사랑에 빠지고 싶어집니다.
읽지 못하던 책에 눈이 닿고, 듣지 못하던 책에 귀를 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길이 열리는 가을은 책입니다. 우리들의 삶이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계절입니다.
인류에게 빛이었던 이 소중한 책을 저버리지 말게 하소서.
가을에는 못다 읽은 책을 펼치게 하시고 그 안에서 새로운 나를 읽게 하소서.
그 무엇보다도 저에게 가을은 사랑의 계절입니다.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고,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계절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 - 생명체와 사물들에게 남김없이 사랑을 느끼는 계절입니다.
이 가을에는 사랑을 물감으로 사랑의 채색을 입히고 싶습니다. 사랑이 메마른 사람들에게 해갈이 되고,
사랑이 갈등과 다툼을 평화롭게 하소서. 이 가을 모든 사람들, 이 땅의 모든 존재들이 사랑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이 가을 예찬하는 시인이 되도록 시어를 주소서. 수필가가 되어 가을의 찬란한 고독 속으로 진심을 다해 글을 쓰게 하소서. 가을이 겸손한 소설가의 스토리가 되게 하소서. 그렇게 글이 가을을 더 충만하게 만날 수 있도록 사랑을 불어넣으소서. 가을이 가득한 풍요로운 세상에서 고개 숙여 글을 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