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세계, 커피의 세계 모두 좋습니다.
작년에 중국 상하이에서 거의 한 달간 업무차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그곳은 차가 절대적으로 군림한 세상이다. 중국의 차, 대만의 차를 끓인 물에 녹여 마시는 세상, 탄산수 탄산음료-콜라 사이다 대신에 차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세상에서 30일을 체류하였다.
문제는 만 2주가 되니 커피를 잊게 되었다. 함께 머무르고 일하는 중국 대만 사람들은 모두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희한한 세상에 살아남은 것 같았다. 그때 차의 세상에서 커피를 그리워하면서 쓴 글이다.
차 맛은 은근하고 은은한 것이 꼭 동양화 수묵화와 같다. 수묵화가 입안으로 들어오면 먹물처럼 퍼진다.
화려하거나 강렬한 채색의 향연이 아니라, 흑백의 멋이다. 흑백 필름처럼 시간을 머무르게 하는 박제된 사진들처럼, 아니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처럼 향수에 젖게 한다. 그 차 맛은 우려낸 꽃향기 같은 자연이 바람을 입안에 머금는다. 그 바람은 여전히 정신을 맑게 하고 시원하게 분별을 만든다. 차의 세상은 그렇게 솔바람 솔향기 같다.
차의 세상은 자연이 우려내는 자연을 마시는 느낌이 된다. 고요한 산 중턱 차밭에서 바람과 햇살 안개와 비를 먹으면서 자라난 봄 향기를 머금은 차맛은 생명의 맛이기도 하다. 차가 전해오는 그 맛에 비바람, 햇살 안개와 흙에서 흘러나오는 정기가 머물러 있다. 그러니까 차는 자연이 주는 고요한 선물인데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동양, 고대 한국의 선사상, 화랑정신이나 조선의 선비정신 같은 정서처럼 느림의 미학이 차의 세상이다. 현대적인 유행을 따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고집스러운 홀로 만들어가는 길 같다. 오솔길을 호젓하게 걷는 길의 맛이고, 깊은 숲속을 거닐면서 숲의 정령들과 대화를 하는 기분이 전해지는 그런 맛이다.
커피는 서양의 헐리우드와 인도의 볼리우드 영화 같다. 알록달록한 무지갯빛이 머무는 강렬한 맛이다.
커피 맛은 흑색부터 브라운 알밤색까지 그 위에 탑핑으로 무늬를 넣으니 과히 채색화가 같다.
커피는 아프리카로부터 탄생하여 유럽으로 퍼져서 오늘날 카페로 진화하였으니 세계적인 문화다.
오늘날 커피 맛을 모르는 것은 유행이 뒤처지는 거다. 오죽하면 고종황제까지 검은 물 - 가비 사랑이 시작되었을까! 우리 현대인들은 고종황제의 가비 사랑을 이어받은 커피 문화의 후예들이 되었다.
커피는 인상주의 화가의 화폭을 닮았다. 인상주의 화가들, 수련화 연작의 모네, 점묘법 대가의 조르주 쉬라부터 후기 인상주의와 현대 표현주의를 개창한 빈센트 반 고흐까지 <인상주의>를 좋아한다. 커피가 인상주의를 닮았다는 생각은 즉흥적으로 즉석에서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세상은 유행과도 같은 순간의 쾌락을 충분히 담고 있다. 커피의 향, 커피의 맛은 모두 매력적인 질감이 된다. 우리 혀끝뿐만 아니라 현실 세상을 잠시 멈추어버릴 만큼 강한 중독성이 생긴다. 인상주의든 표현주의든 모두가 개인적인 인지적 순간을 표현한다. 자연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또 사진처럼 있는 그대로 실사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커피가 인상주의, 또는 표현주의 화풍처럼 감미되는 것은 우리의 삶에 녹아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순간 - 자신만의 고유한 포착의 순간들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음미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음미하는 순간이다. 자연을 음미 감상하는 것보다는 사람의 온전한 오감에 취하게 되는 문화이다.
차의 세상에서 커피의 세상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커피를 찾게 되는 나는 아무래도 현대인이다.
차의 느린 각성보다 커피의 즉흥적인 각성이 더 익숙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차와 같은 사람, 커피와 같은 사람이 되어 두 세상 모두 균형 있게 살아가고 싶다. 이미 두 세상 모두 경험하였고 차와 커피 모두 동시에 사랑에 빠져버린 사람이다.
<블로그사피엔스> 인문학 에세이 블로그 글쓰기 예찬서를 출간 준비하고 있습니다..블로그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이책이 좋은 친구가 되기를 바라면서 집필하였습니다. 2026년 올봄을 기다리면서 퇴고를 하고 있습니다... 봄맞이 좋은 기다림의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이웃님 작가님들 #호프맨작가 니는누구인가 #호프맨작가 감성인문학 블로그 #블로그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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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블로그 이웃님 작가님들! 내년에도 호프맨작가의 블로그,브런치로 좋은 메시지의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가님들 성필하십시오..응원합니다. 소원성취 하소서. 고맙습니다...#호프맨작가 #호프맨작가 나는누구인가 #스니커즈는어떻게세상을정복했을까 #호프맨작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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