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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Jun 12. 2016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세상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자신의 생각을 갖기 위해 온다는 사람이 많다.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니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르고 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직장에서는  "예", "아니오"와 같은 단답식의 대화만 이어질 뿐, 1분 이상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마치 SNS와 같다. SNS의 글은 긴 문장보다는 짧은 단어와 문장으로 나열된 것이 대부분이다. 길게 쓰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읽는 사람 또한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한다.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다 보니 자신을 점점 고립시킨다. 식당에서 테이블 앞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가 "너는 왜 아무 생각이 없느냐"라고 하면 상당히 기분 나쁘다. 인간의 최고 존엄 중 하나가 이성인데 그것을 싸그리 무시해버리는 말이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산다는 건 인간을 부정 시커 벼리는 것이다. 사람은 생김새가 다른만큼 모두 다른 삶을 살아왔다. 당연히 생각도 다양할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만은 않다.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반응을 보이며 같은 미래를 꿈꾼다. 우리가 공장의 신발인가? 찍어내 듯 똑같은 생각을 하니 말이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책을 들지만 쉽지 않다. 눈을 읽지만 머릿속에 남는 건 없고, 몇 줄 넘어가지 않았는데 그 전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아이쇼핑 하는 것 같다. 그저 눈으로 훑다가 창을 닫아버리는 아이쇼핑 말이다. 니콜라스 카는 그의 저서인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생각하는 힘을 잃게 만든다고 한다. 온라인 속의 짧은 단어와 문장은 생각할 거리와 시간을 주지 않고 휘발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사람의 뇌는 그에 맞게 변화하여 깊은 사고와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현상이 소수의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컴퓨터 앞에 앉는 일이 많아져 모두가 거북목 증후군을 겪는 것처럼 생각하는 힘을 잃는 것 또한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간혹 그런 느낌을 받는다. 눈은 뜨고 있고 손은 움직이고 있는데 뇌는 멈춰버린 듯한 느낌 말이다. 새로운 생각보다는 쳇바퀴와 같이 매일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고 그것이 삶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남들도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 사람은 군중 속에서 이성을 잃어버린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니 이대로 살아도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 그러나 개선해야겠다면 생각을 해야 한다. 자신만의 생각을.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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